지난 10·26 서울 시장 선거가 가져온 결과에 대한 정치적인 격랑 또한 머물 곳이 어디일지 예측하기 힘들다. 권력의 존재 가치인 도덕성과 철학적인 일관성을 잃어버린 국가 최고통치 권력은 시도 때도 없이 후진하고 어이없게 역발진한다. 더 이상 우리 사회를 통치하지 못하는 이 퇴행적인 낡은 정치권력의 ‘고장’은 우리사회가 등대고 살아온 가치 질서의 벽이 더 이상 버티지 못한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변화된 시대적 과제의 핵심에서 벗어난 정치인들의 철없는 ‘방황’과 남의 다리 긁는 어처구니없는 처방은 국민들을 더 답답하게 하고 있다. 우리 정치를 이끌어 온 호남과 영남의 정치 구도가 가져온 정치적 후진성의 후유증은 우리들의 삶을 피곤하게 하고, 아직도 한반도의 새로운 정치 질서의 탄생을 가로막고 있다. 기득권을 단단히 움켜쥐고 있는 이 두 개의 낡은 보수 세력은 ‘보수’와 ‘수선’의 대상이 아니라 반드시 해체되고 극복되어야 할 대상이다.
하나에서 열까지 모든 게 다 경제라는 경제제일주의는 인간 고유의 아름다운 가치 질서를 다 잡아먹었다. 먹어도, 먹어도 ‘절대 빈곤’에 허덕이는 이 브레이크 없는 무절제한 황금만능주의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벌고 출세만 하면 된다는 사회가치를 일방적으로 주입해 왔다. 우리의 교육은 인간 개개인의 인격에 대한 존경과 존중의 가치를 헌 신짝처럼 버리고 일등만이 살아남는다는 정글의 법칙을 강요했다. 상식과 염치와 눈치와 체면을 몰수한 ‘꼰대’들의 이 뻔뻔함이 학생들에게 그대로 변형 전이 되어 나타난 친족 살해 사건들은 인간이 야수들에 의해 막다른 골목으로 쫓기다 되돌아서서 덤벼드는 또 다른 짐승됨의 증거이다. 짐승이냐, 사람이냐를 가르는 진정한 문명의 질서는 언제 동틀 것인가. 그 새벽을 가져올 당사자들은 놀랍게도 다시 우리들이라는 것이다. 정치의 인간화, 교육의 인간화, 경제의 인간화, 그것들의 진정한 민주화가 우리의 새로운 시대적인 가치들이다. 본지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