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1년 10월 준공된 전주월드컵경기장이 준공 5년 뒤부터 균열이 생기고 노면이 파손되는 등 하자가 발생하고 있다. 전주시가 최근 월드컵경기장에 대한 정밀 안전진단 용역을 실시한 결과, 하자발생 구간이 36곳에 이른다.
그런데 문제는 하자 의무보수기간을 넘긴 곳이 15곳에 이른다는 사실이다. 경기장의 슬라브가 균열되고 건물 벽면의 철근이 돌출되는 등 시설물 보수가 불가피한 실정이지만 하자 의무보수기간(7년)이 지났기 때문에 시공업체한테 보수를 요구할 수도 없는 형편이다.
이에 소요되는 예산이 2억2000만 원에 이른다. 전주시가 자체 예산을 들여 개선시켜야 할 판이다. 2007년부터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면 하자 의무보수 기간에 해당되기 때문에 곧바로 조치를 했어야 했다. 그런데도 그러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이다.
전주시가 얼마나 허술하게 시설물들을 관리해 왔는지 여지없이 드러난 사례다. 넋이 빠진 행정이 아니고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전주시의 늑장행정 때문에 애꿎은 시민들의 세금만 낭비하게 생겼다.
하자가 발생한 21곳도 의무보수기간 마감을 불과 한달 앞두고 업체한테 보수를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시로 점검하고 관리했다면 시설물들의 하자가 더 커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컨소시엄 참여업체들이 보수하겠다고 약속해 다행이지만, 늑장행정이 경기장 시설물의 하자를 키워 왔다고 비판해도 전주시는 할 말이 없다.
시설물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은 월드컵경기장의 경우 10년에 한 번 꼴로 정밀 안전진단 용역을 실시해야 하고 그 다음에는 7년, 5년, 3년 순으로 용역을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런 규정을 성실히 이행했다면 하자 의무보수기간을 넘기거나 늑장 조치로 하자 부위를 더 키우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또 하자 의무보수 기간이 기둥이나 내력벽은 10년(2011년 10월30일), 교량 균열이나 누수, 부식 등은 7년으로 돼 있기 때문에 이 기간이 종료되기 전에 철두철미하게 관리했어야 했다.
안전을 위협할 정도의 하자는 아닐 망정, 공무원이나 시설물 관리 책임자의 안전 불감증 만큼은 이 기회에 뿌리뽑아야 할 것이다. 관리 책임을 맡고 있는 전주시와 시설물관리공단은 관련 규정을 이행하지 않은 부분에 대한 감사를 펼쳐 관련자를 문책해야 마땅하다. 그래야 재발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