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만드는 문화복지 시대를 기대하며

▲ 김영배 전북광역자활센터장

자유경제주의가 강조되며 빠르게 성장과 안정을 가져오리라는 정부의 전망이 틀어졌다. 계층간 소득 격차가 심화되며 사회적 양극화 문제가 정치의 이슈가 되어버린 시대이다. 이같은 사회의 위기현상을 뒤늦게 감지한 정치권과 정부는 민심 전환을 꾀하기 위해 보완책으로 복지를 강조하기 시작했으며 선거의 핵심공약으로 내세우게 되었다.

 

복지문제로 시작된 최근 보궐선거에서 집권당의 후보 진영에서 조차 아이러니하게도 복지문제가 상위공약이었으며 결과도 결자해지의 수순을 밟고 있는 중이다. 인간다운 삶의 질은 기본적인 의식주의 해결만으로 향상되지 않음을 역사와 외국의 선례를 통해 우리는 충분히 학습했다. 국가의 복지정책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노인문제와 청년 일자리 문제로 숨돌릴 틈이 없어졌고, 다양하고 거세게 요구되는 복지욕구도 감당하기 힘들어 졌다.

 

삶의 질 향상의 요구는 복지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문화의 영역은 물론 모든 사회에 광범위하게 펼쳐지고 있다. 아울러 문화정책에서도 복지는 가장 가깝게 손잡고 가야할 중요영역임을 부정할 수는 없다. 물질의 풍요도 행복의 기본조건이지만 감성을 통한 정신적, 정서적 만족이 더 큰 행복의 조건인 것이다. 감성의 생산과 확산이 문화 예술의 몫이 되고 이러한 행위를 기획하고 실천하는 것이 문화복지라 할 수 있겠다. 오랜 시간동안 문화복지의 영역은 민간예술과 공공의 예술 분야에서 조금씩 진행되어 왔다. 체계적이지는 못해도 단편적으로나마 필요성을 절감하며 나서는 전문가와, 시혜와 나눔정신으로 무장한 소수의 문화예술인 등에 의해 꾸준히 확산되고 있다.

 

물론 복지 영역에서도 문화예술의 역할과 필요성에 대한 인식은 하고 있으나 절박하게 느끼지는 못하는 것 같다. 오히려 복지영역보다는 문화예술 영역에서 맡아 해결해 주기를 내심 기대하는 형국이다.

 

보건복지부는 주로 소외계층의 정서적 지원과 치유를 위하여 문화예술 영역을 복지전문가의 설계에 의해 소극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문화부도 전 국민의 문화 향유권을 내세워 다양한 채널과 방법을 통해 활발하게 활동 하는 듯하나 실상은 시혜자 위주의 단발성 행사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현상들을 사회 성장기의 한 단면으로 보기에는 너무 정돈되지 않고 방향성이 없다고 본다.

 

문화복지를 이야기 하기엔 양측 모두 아무런 철학이 없고 뚜렷한 목표가 없는 것이다. 복지는 일자리와 풍요만을, 문화는 고급과 향유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복지와 문화는 대척점이 아닌 한 방향을 같이 보는 것이다. 그 한 방향에는 행복이 있다. 저소득층이건 중산층이건 행복은 필요하다. 그 행복은 스스로 만들어 가는 창작품이다. 행복은 ‘셀프’며 부딪혀 가면서 짜내려가는 옷감과 같다. 행복감을 맛보게 직간접적으로 지원하고 추임새를 넣는 것이 복지고 문화복지랄 수 있다.

 

국민의 문화복지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첫 단추부터 잘 꿰어야 한다. 문화 예술과 복지 영역이 전문적 지식을 바탕으로 국가의 문화 복지정책을 함께 만들어 내고 시행하며 이를 통해 서로의 발전을 이루어 내야할 때라고 본다. 문화예술의 문턱을 낮추고 모든 국민이 풍요로운 문화 혜택을 누리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문화복지 목표를 진정한 의미의 인간성 회복과 성숙으로 잡고 이를 열정적으로 이끄는 것이 문화 예술계의 몫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