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면기호, 공간을 넘어 화폭을 넓히다

정읍 출신 김재권씨 개인전, 12일까지 조선일보 미술관기호로 대상과 소통시키는 특별한 작업,10년 결실 풀어내

 

조형예술학 박사인 김재권 작가(66)는 86년 파리에서 학위를 마치고 귀국한 후 20년간 레이저·비디오 등을 이용한 미디어아트 작업으로 유명세를 탔다. 인터넷 포털에서도 그를 비디오 작가로 분류해놓았다. 그런 그가 십여년 전부터 ‘평면기호’에 천착하고 있다.

 

“평면기호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레이저 등을 이용한 작업을 해오면서 영상기호가 소통하는 다양성에 매료됐습니다. 그것을 화폭이라는 평면공간에 적용시켜 본 것이 최근까지 추구해온 하이브리디즘적 기호시스템입니다.”

 

작가의 작품에 기호(signal)가 중심에 있으며, 기호가 곧 대상(object)과 소통하는 다중채널인 셈이다. “가령, 나무라는 대상과 그 옆에 놓인 하나의 작고 검은 추상적 기호가 화폭 안에서 비록 이질적이고 독립적으로 존재하지만 여러 형태로 대립을 통해 대상과 조화롭게 통합됩니다.”

 

즉 기호가 없었다면 대상만 보이는 화폭이 기호를 통해 다원화된 공간이 되면서 새로운 공간적 의미가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이번 조선일보 미술관에서 갖는 개인전도 그간 세차례 평면전에 이어온 작업의 연장이다.

 

그는 자신의 작품을 보는 사람들이 우선 감성으로 기호를 포착하고, 기억이나 경험으로 기호를 분석함으로써 대상과 기호가 어떻게 충돌하여 어떤 의미를 갖는지 살펴본 후, 조형언어로서의 질과 거기에 담긴 메시지에 대한 해석을 하면 더 재미있는 감상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읍 출신의 작가는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위원을 역임했으며, 전주 민촌아트센터, 한국소리문화전당 등에서 몇차례 ‘네트워크21전’에 참여하기도 했다.

 

△김재권 개인전=7일부터 12일까지 조선일보 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