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가리고 아웅하는 도의회의 이중적 태도

도의회가 예산 심의하는 것을 보면 가관이어서 역겨움이 절로 난다. 감사원이 지난달 24일 기관운영감사를 통해 전북도가 구체적인 지원 기준도 마련하지 않은채 도의원 몫으로 매년 1인당 3억5000만원~5억원씩의 선심성 편법예산을 편성·집행해 왔다며 포괄사업비 형태의 예산 편성에 대해 주의를 요구했다. 이 같은 지적이 있자 도의회는 34명의 의원들 한테 개별적으로 신청 받아 해당 항목별로 예산을 세웠다.

 

한마디로 눈가리고 아웅하는 것 밖에 안된다. 더 한심한 것은 도의회 교육위원회는 교육청 예산 156억9474억원은 싹둑 잘라놓고 자신들의 재량사업비 40억원은 그대로 살려 놓았다. 이처럼 예산 심의철만 닥치면 도의원들이 해당 상임위서부터 마치 집행부가 세운 예산을 자신들의 입맛대로 떡주무르듯 해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전주시민회는 지난 8일 전북도의회의 재량사업비 편성·집행과 관련해서 지사를 업무상배임 도의원 43명을 직권 남용혐의로 전주지검에 고발했다.

 

전주시민회는 이날 “전북도가 2007년부터 올해까지 5년동안 도의원들에게 모두 703억원을 편성해 이 가운데 621억원을 집행한 것이 감사원 감사 결과에서 드러났다”며“이는 의원들의 불법행위를 감싸준 것으로 지방자치법과 지방재정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교육청도 이와 관련해 고발을 검토했으나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오지 않아 객관적인 자료가 없어 고발을 미뤘다”며 “이에 대한 정보 공개를 청구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도의원들이 재량사업비를 편성해서 집행해온 사실은 비단 5년전부터가 아니다. 지난 91년 자치제가 부활되면서부터 집행부와 짝자꿍해서 재량사업비를 집행해왔다. 누이와 매부 좋은 격이 되고 말았다. 의원들이 지역구 민원을 해결한답시고 해마다 재량사업비를 증액시켰지만 떡고물 때문에 더 의원들이 신경써왔다는 비난도 받았다. 이들 의원들은 다른 시도에 비해 오히려 액수가 적다고 불평을 늘어 놓을 정도였다.

 

문제는 집행부를 견제하고 감시해야 할 의원들이 집행부에서 세워준 예산을 받아 쓰다 보니까 제대로 의정활동을 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도의회가 그간 민주당 일당체제로 운영되다 보니까 별다른 감시를 받지 않아 이 같은 일이 벌어진 것이다.아무튼 도의회는 이 사업비를 전액 삭감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엄청난 저항에 직면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