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은행 유상증자, 기대 못미쳐

우리사주 뺀 800만주 중 235만주 청약 접수… 총 실권율 56%

전북은행(은행장 김한)이 추진한 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가 당초 기대치를 훨씬 밑도는 부진한 성과로 나타났다.

 

전북은행이 14일 공시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 13일과 14일 이틀동안 유상증자 청약 신청을 접수했다.

 

그 결과 유상증자 총 주식 수 1000만주(우리사주 200만주, 구주주 배정 800만주) 가운데 우리사주만 100% 청약이 이뤄졌고 나머지 구주주 배정 주식은 235만6889주만 청약 신청이 접수돼 총청약률이 43.6%에 그쳤다.

 

이에 따라 발생한 실권주는 총 564만3111주로 실권율이 무려 56.4%에 달했다.

 

전북은행은 당초 지난 9월 22∼23일 유상증자를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유럽 재정 위기 및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 등으로 주가가 공모가(주당 5000원)를 밑돌아 대량 실권주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자 청약일정을 2달여 뒤로 연기했다.

 

하지만 청약 첫날 주가가 전날보다도 35원 하락한 4910원에 장을 마감하면서 대량의 실권주가 발생했다.

 

전북은행은 이에 앞서 2009년에도 4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했지만 주가가 공모가에도 못미치는 4300원대로 추락하면서 279억원을 조달하는데 그친 전례가 있다.

 

이후 전북은행은 청약미달분 중 일부를 삼양사 등 일부 주주들에게 제3자 배정으로 처리하기는 했지만 최종적으로 30.5%가 실권 처리돼 당초 기대했던 자금을 확보하는데 실패했다.

 

특히 이번 유상증자에서 발생한 실권주의 제3자 배정도 쉽지 않을 전망이어서 전북은행으로서는 큰 고민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

 

전북은행 최대주주인 삼양바이오팜이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54억5600만원을 출자해 109만1288주를 취득했지만 2대 주주인 KTB투자증권은 전북은행의 지분 매각을 공개적으로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BIS자기자본비율이 14.2% 수준까지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던 전북은행은 이번 유상증자 실패로 경영상 또 다른 부담을 안게됐다.

 

전북은행은 실권주에 대해 16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처리할 예정이며 이사회 결의 내용은 공시를 통해 밝힐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