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에 기부천사 된 두 스승의 제자사랑

점점 스산해 지는 날씨에 감동적인 미담이 우리의 가슴을 따스하게 적신다. 그것도 이 땅을 떠난 분들이어서 더욱 훈훈하다. 지난 8월 사망한 전주 덕진중 조정희 교사와 전북대 의학전문대학원 김철진 교수의 얘기다.

 

이들은 갈수록 팍팍한 세상에 숭고한 뜻을 남기고 갔다. 한결같이 후진 양성을 위해 장학금을 기탁한 것이다.

 

덕진중 조 교사는 25년간 이 학교에서 국어교사로 재직하다 갑자기 뇌출혈로 쓰러져 운명을 달리했다. 평소에 독서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독서동아리를 만들어 지도해 왔다고 한다. 장례가 끝난 뒤 유족들은 조 교사의 뜻을 기려 학교에 도서구입비 1000만 원을 기탁하고, 매년 360만 원씩 10년간 3600만 원의 장학금을 내놓기로 다짐했다. 학교는 그 뜻을 높이 사 학교도서관에 별도로 조 교사 기념관을 만들어 운영해 오고 있다.

 

그러던 중 지난 12일 유족들은 "10년 후 사람의 일을 알 수 없다"면서 학교를 다시 찾았다. 당초 약속했던 장학금에 더 보태 7200만 원을 기탁했다. 남편인 오남석씨는 "이 길만이 먼저 간 아내의 안타까운 죽음을 다소 달래주는 일"이라는 말을 남겼다.

 

또 같은 달 사망한 김 교수의 부인과 자녀들은 지난 달 29일 고인의 모교인 전북대에 발전기금 3억 원을 기부했다. 대학측은 이 기금을 의학전문대학원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과 우수연구교수 포상금으로 지정해 사용키로 했다.

 

김 교수는 평소 의술뿐 아니라 환자들을 위해 '사랑의 음악회'를 여는 등 환자의 마음까지 보살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 교수의 부인 김경희씨는 "평생을 전북대에 몸 담으면서 애정을 쏟아온 대학에 남편의 손길을 남길 수 있어 기쁘다"면서 "이 기금이 고인과 가족, 전북대를 이어주는 다리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얼마나 높은 뜻인가. 생전에 못다한 제자사랑을 하늘나라에서 실천하는 모습이. 이들은 평소에도 끔찍이 제자들을 사랑해 온 분들이다. 그 뜻을 유가족들이 다시 한번 오롯이 살려낸 것이다. 고인과 유족 모두에게 경의를 표하고자 한다.

 

이같이 아름다운 기부는 주변을 밝게하고 희망의 빛을 던져준다. 특히 교육에 대한 뜨거운 애정은 인재양성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숭고한 뜻이 지역사회와 제자들의 가슴에 영원히 남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