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이 한국을 즐기는 도시, 전주

▲ 이재영 중소기업기술협회 명예회장
얼마 전 후배 한 명이 일주일 정도 터키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좋았냐고 물었더니, 힘들었다고 합니다. 하루 평균 버스를 3-4시간을 타고 움직이는 게 여간 피곤한 일이 아니었답니다. 이번 기회가 아니면 언제 터키에 가겠냐 싶어서, 터키의 반을 일주(一週)하였으니 그럴 만합니다.

 

여행을 여러 번 다녀 본 사람들은 한결같이 한 나라에서 한 두 개 지역을 다녀오라고 합니다. 학창시절 런던과 보스턴에서 그 후 뉴욕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저로서도 늦잠도 자면서 시장도 가고, 박물관에도 가고 하면서 천천히 즐길 것을 권합니다. 버스나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그 나라 사람들의 모습도 잘 알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오는 외국관광객도 대부분 서울에서 머물다 갑니다. 전주를 찾아오는 관광객은 많지 않습니다. 전주로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정도가 해결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하나가 전주를 보다 적극적으로 알리는 일이고, 다른 하나는 전주만의 콘텐츠 개발에 힘써야 합니다. 한국관광공사 홈페이지 영어판에서 보면, 한옥마을은 외국관광객들이 반드시 보아야 할 장소(a must-see for foreign tourists)로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한옥마을의 설명도 자세하지 않고, 다른 관광추천지도 이름만 있는 정도입니다. 한국 방문 예정 외국인을 포함한 외국인 가운데 이 정도의 자료를 보고 전주를 찾아오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한국을 소개하는 자리(온-오프라인 공간)에서 전주의 노출빈도를 높여야겠습니다.

 

2011년부터 2013년이 '한국방문의 해'입니다. 조직위원회 사이트에 들어가 보면, 전주와 관련된 내용은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전주-서울 무료 셔틀버스 운행이 있습니다. 무료 셔틀버스 운행지역이 전주 이외에는 부산과 경주임을 감안하면 칭찬할 만합니다. 하지만 보다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합니다. 이 같은 사이트와 전주시청 영어 홈페이지를 연결(link)시키든지 해서, 전주의 매력을 널리 알려야 합니다. 그리고 전주시와 자매결연을 맺은 외국도시는 샌디에고(미국), 가나자와(일본), 소주(중국)입니다. 자매도시를 적극 활용하여 전주의 매력을 알리려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활발한 정보 제공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콘텐츠입니다. '가장 한국적인 도시'라는 캐치프레이즈에 걸맞게, 외국인이 전주에 여러 날을 거주하면서 한국을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것은 두 가지로 통해 가능할 것 같습니다. 하나는 전주국제영화제 같은 기념행사를 지금보다 활성화시키는 일이라면, 다른 하나는 외국인들이 전주에 오면 언제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과 여행코스를 개발해야 합니다. 정보제공의 확대, 콘텐츠 개발에서 중요하게 고려할 점이 하나 있습니다. 전주에 사는 외국인과 이주민들이 전주를 '살기 좋은 도시, 가장 한국적인 도시'라고 느껴야 합니다. 또한 이것은 단순히 외국관광객 유치를 넘어서, 전주가 어떤 도시가 되어야 하느냐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이 같은 일에 보다 많은 분들이 참여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국가브랜드'를 생각하며 세계 속의 전주, 특히 문화적 공감이 있는 전주를 만들어 가는 일에 참여하고자 합니다. 이런 노력을 하는 민간의 장(場)의 하나가 국제교류회 GES (Global Exchange Society)입니다. 우리 지역민 그리고 전주를 방문한 외국인, 체류 외국인들에게 전주를 바로 알리고, 건강하고 따스하게 교류를 도모하는 장입니다. 또한 우리 지역민이 세계로 진출할 때 자부심과 자긍심을 심어주는 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글로벌 전주가 되기 위한 노력을 국제교류회와 더불어 힘껏 할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