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들의 생각이 예전 같지 않다. 예전에는 황색 깃발만 들면 60%이상 무조건 몰표를 줬지만 지금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10.26 남원시장 순창군수 재선거에서 확인됐다. 경제난이 가중되고 LH를 경남으로 빼앗기고 난 후부터는 현역 물갈이론이 비등해졌다. "도무지 지역을 위해 한일이 없다"는 것이다. "정동영의원부터 바꿔야 한다"는 사람도 많아졌다. "대통령 후보까지 지낸 사람이 정치하는 걸 보면 아니다는 생각이 절로 난다"는 것이다.
여론은 연예인의 인기처럼 가변적이지만 지금처럼 현역의원에 냉랭한 적은 없었다. 도민들도 서울 사람들처럼 현역들을 바꾸고 싶은 욕구로 가득차 있다. 굳이 여론조사를 안해도 피부로 느낄 정도다. 도민들은 'LH문제'에 대해 그 누구 하나 책임지지 않는 모습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요즘 전주시내서 여자들이 찜질방에 모이면 "현역들을 모두 바꿔야 한다"고 말할 정도다.
그러나 정동영의원은 지난 13일 전주에 내려와 "자신보고 지역구를 옮기라는 것은 전주시민에 대한 모욕이라"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그의 덕진 재출마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눈길도 만만치 않다. "지금까지 전주시민들이 정의원을 키웠기 때문에 그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서울이나 희망버스를 탔던 부산 영도로 가서 출마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다. "왜 비겁하게 또 전주에서 땅 짚고 헤엄치려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18대들어 전북정치가 위축된 것도 정의원 책임이 크다. 그의 보궐선거 공천 관계로 정세균의원과 반목한 바람에 다른 의원들도 서로가 소 닭 보듯하고 말았다. 그렇다고 김완주지사와 손발이 맞은 것도 아니어서 결국 도민들만 손해를 봤다. 서로 힘을 합쳐도 힘든 판에 각개약진했으니까 말이다. 현역들이 MB실정과 반 한나라당 정서에 기대서 또다시 국회의원 해먹으려고 했다가는 큰 코 다칠 수 있다. /백성일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