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트 해브'보다 '필수품'이 좋아요

△ 필수품

 

'필수품'은 '머스트 해브'를 다듬은 우리말이다. '머스트 해브(must have)'는 주로 '아이템'(item)과 결합하여 쓰이는 용어로, '머스트 해브 아이템'(must have item)의 줄인 말이다. 이 말은 '반드시 필요한 물건'을 가리켜 이르기 때문에 '필수품'으로 바꿔 쓰더라도 큰 문제가 없을 듯하다.

 

△ 명사형

 

'머스트 해브'(must have)에서 '머스트'(must)는 일반적으로 '~해야 한다'를 뜻하는 조동사이다. 또 '해브'(have)는 '가지다', '가지고 있다'를 뜻하는 본동사다. 영어의 '머스트 해브(must have)'는 동사 구성이다. 그런데 이것이 우리말에 차용될 때는 명사처럼 쓰이고 있다. 영어의 '머스트 해브(must have)는 '반드시 가져야 함' 정도로 해석할 수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이 말이 '반드시 가져야 하는 물건'의 의미로 사용된다.

 

△ 패션업계 용어

 

'머스트 해브(must have)'는 원래 패션업계에서 자주 쓰이던 용어였다. '머스트 해브' 뒤에 '아이템'이 들어가면 '봄/여름(S/S)/가을/겨울(F/W)로 나뉘는 계절마다 그 시기의 유행에 맞춰 꼭 하나쯤은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제안되는 필수품'이라는 뜻으로 통용된다.

 

예를 들어, '가을'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트렌치 코트'도 무조건 '트렌치 코트'라고 다 되는 것이 아니다. '머스트 해브 아이템'이라면, 가령 '이번 해에는 이러한 소재와 색깔, 디자인의 트렌치 코트가 유행할 것이다'라고 제안하는 식이다.

 

사회 분위기가 이러다보니 올해의 '머스트 해브 아이템'이라 불리는 것을 갖추고 있지 않으면 왠지 그 시대의 유행에서 뒤떨어지는 것 같은 불안한 느낌을 받게 된다. 이러한 불안감은 홍수처럼 쏟아지는 정보들이 대개 '첨단' 내지 '최첨단'에 무게중심을 두기 때문이다. '머스트 해브' 뒤에 기발하고 재치 있는 단어를 붙여 재미있는 말을 만들어 내는 젊은 네티즌처럼. 이제 '머스트 해브 아이템'의 강박증에 쫓기는 대신 그 압박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자신만의 자신감이 필요할 때다.

 

△ 이렇게 쓰세요

 

올해는 자연스러운 느낌의 큰 가방이 필수품으로 떠올랐다.

 

비타민은 현대인이 챙겨 먹어야 하는 필수품이다.

 

엠피쓰리(MP3)는 청소년들의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