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11일 실시되는 19대 총선이 100일도 남지 않았다.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이후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크게 달라지고, 야권통합을 통해 탄생한 민주통합당의 출범, 한나라당의 변화 몸부림 등이 기존 정치의 판을 뒤흔들고 있다. 국민들의 정치 쇄신에 대한 욕구가 매우 높고, 여야 의원들의 불출마 선언이 이어지면서 4·11 총선은 여야를 막론하고 그 어느 때보다 물갈이 폭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도내 11개 국회의원 선거구별로 선거 쟁점과 구도, 변수 등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전주 완산갑 선거구는 현역 교체 분위기, 중앙 정치권 인사의 계파 대결, 현 의원과 전 의원측 인사의 대결 등이 선거판의 흐름을 좌우하는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통합당 공천을 희망하는 후보가 5명에 이른다는 점에서 누가 1차 관문을 뚫고 경선 무대에 오를 수 있을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근 본보의 '전라북도 정치현안 여론조사' 결과 전주 완산갑은 세대교체 여론이 81.6%(도내 평균 76.5%)로 도내 11개 선거구 가운데 가장 높았다. 현역인 신건 의원(70)이 지난 2009년 4월 재선거를 통해 국회에 입성한 사실상 '반쪽짜리 초선 의원'이란 점에서 다소 의외다. 이는 전국적으로 거세게 일고 있는 현역 교체 여론이 도내도 예외가 아니란 점을 보여주는 한편, 70대인 신 의원의 나이도 어느 정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신 의원은 국민을 대변하는 국회는 남녀노소 고르게 구성돼야 한다며 나이가 문제가 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오히려 법무부차관과 국정원장 등 화려한 경력을 쌓아오는 과정의 연륜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나 도전자들은 신 의원의 나이를 공격하며 기존 정치의 쇄신과 변화를 주장하고 있다.
중앙 정치권 인사간 계파 대결도 관심사다. 신 의원은 2009년 재선거에서 함께 무소속으로 당선된 정동영 민주통합당 상임고문과 친분이 깊고, 유희태 민들레포럼 대표(58)는 정세균 상임고문의 지원을 받고 있다. 정(鄭)-정(丁) 대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기업은행 노조위원장 출신으로 부행장을 지낸 유 대표는 한국노총의 지원도 함께 받고 있다.
현 의원과 전 의원측 인사의 대결도 주목된다. 전주 완산에서만 내리 4선에 성공한 장영달 전 의원을 따르는 일정 세력이 신 의원과 대립각을 형성하고 있다. 오랜 민주화 운동으로 수 차례 옥고를 치른 장 전 의원의 이력과 검사 출신인 신 의원의 살아온 길이 다르기 때문이다.
장 전 의원측 인사로 분류되는 유창희 도의회 부의장(51)은 선거법 위반혐의로 고발돼 한때 불출마를 검토했지만 기부행위 부분은 무혐의 처분을 받고 사전선거운동 혐의만 불구속 기소돼 출마설이 다시 나오고 있다.
장 전 의원의 측근은 아니지만 대학시절 도내 민주화 운동의 선봉에 섰던 김윤덕 전 전북도 경제통상진흥원장(45)도 신 의원과 대립각을 형성하고 있다. 도의원 출신인 김 전 원장은 이미 민주당 복당과정에서 자신의 복당을 막는 신 의원과 대결해 승리했었다.
지난 2009년 재선거 막판에 신 의원 지지를 선언하며 꿈을 접었던 김광삼 변호사(50)는 과거 출마경력에 따른 인지도와 친화력 등을 앞세워 4전5기를 노리고 있다. 김 변호사는 신 의원과 대립하지 않고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며 향후 정치 상황을 살피고 있다.
시민운동가 출신으로 민주통합당 전북도당 공동위원장인 박종훈 위원장(56)도 최근 뒤늦게 공천 경쟁에 가세해 기존 후보들이 일찍부터 다져온 공천 구도에 어떤 영향을 줄 지 주목된다. 한편 한나라당에서는 태기표 도당위원장(62)과 최범서 전 2012 여수세계박람회조직위 상임감사(55)가 전통적인 보수층 결집을 목표로 공천 경쟁에 나서 본선 티켓을 누가 쥘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