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 아젠다(議題)이기 때문에 반드시 실천되리라 기대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전북의 싱크탱크가 선정했다는 점에서 전북도정이 지향하는 큰 방향을 짐작해 볼 수 있다. 다만 지난해 1순위에 올랐던 차이나 플랜처럼 헛발질에 그쳐선 곤란할 것이다.
10가지는 다음과 같다. △삶의 질 플랜 △광역화와 시군통합 △FTA, 전북의 도전과 응전 △새만금 내부개발 원년 △출발점에 선 민간투자 유치 △전북 농촌의 르네상스 △식품산업 2단계(Agro Medical Cluster) △깊고 넓은 일자리 정책 △컨벤션 산업과 2012 전북 방문의 해 △선순환 복지
이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삶의 질 플랜이다. 그 동안이 성장과 개발, 즉 양적 팽창에 주안점이 두어졌다면 이제는 질적인 패러다임으로 변화를 가져갔으면 하는 의지의 표명이 아닐까 싶다. 귀농과 로컬푸드 등 도내 농촌의 변화와 전주 한옥마을의 슬로시티 지정, 2030 세대의 문화 우선, 생활 스포츠의 대중화 등이 계기가 된 듯하다. 나아가 삶의 질이 대안적 성장모델로 급부상하고 있는 점도 감안했을 것이다.
구체적 추진과제로 중장기 마스터플랜의 등장, 커뮤니티 문화체육활동, 프로야구 유치 등 스포츠를 통한 문화향유권, 생활 밀착형 문화공간 조성 등을 제시했다.
이같은 삶의 질 아젠다는 방향에 있어선 옳다. 그러나 범위를 너무 좁게 잡은 감이 없지 않다. 문화와 스포츠에만 초점을 맞췄다는 말이다.
이와 관련, 세계적 컨설팅 그룹인 머서(Mercer)는 해마다 세계 221개 도시의 삶의 질을 평가해 보고서를 내고 있다. 여기서는 10개 카테고리 39개 요소를 다룬다. 정치및 사회적 여건, 경제적 여건, 사회·문화적 여건, 보건및 위생, 교육, 공공서비스및 교통, 레크레이션, 주택, 자연환경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다.
이 기준에 의해 서울은 2011년 80위에 올랐다. 세계 1위는 비엔나가 3년 연속 차지했다. 최근 천안시는 용역을 통해 머서의 평가를 받겠다고 자청하고 나섰다. 비록 경제 면에선 뒤쳐졌으나 삶의 질에서 앞서기 위해 도내 도시들도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 조상진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