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서도 학교폭력에 시달리던 아이들의 비보가 잇따라 씁쓸하다. 학생안전을 둘러싸고 관계당국이 대책마련에 부심(腐心)하고 있지만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치르는 홍역인데도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아 안타깝다. 그저 우리 아이들이 불안하고, 앞으로 이들이 끌어갈 우리 사회가 걱정스러울 따름이다.
도내에서 발생한 학교폭력은 지난 2008년 223건에서 2009년 215건, 2010년 205건을 보였던 것이 지난해 11월말에는 267건으로 증가세로 돌아섰다. 다양한 소셜미디어의 등장으로 그래도 '설마' 하며 의심쩍어 했던 학교현장의 폭력상이 들춰지면서 그 정도가 우려 이상으로 줄줄이 드러나는 양상이다.
정부와 도교육청은 대책회의를 열고 매년 두 차례씩 피해조사를 실시하고, 학생인권교육원의 설립, 상담활동과 예방교육을 강화하는 등 대책을 꺼냈다. 경찰은 서울에 스쿨폴리스(학교지원경찰관)를 발족시켜 가해학생들에게 선도 교육을 실시하고 범죄예방 교육을 할 예정이다. 전북경찰 또한 '학교폭력 안전드림팀'을 구성해 피해신고 서비스 등을 강화해 학교 안전을 지켜내겠다는 다짐을 보였다.
그러나 문제가 터질 때마다 나온 것들과 특별히 다를 게 없다. 그런 임기응변(臨機應變) 식의 대책으로 과연 학교폭력을 몰아낼 수 있을까 의심스럽다. 워낙 폭력양상이 심각하고 뿌리가 깊어서다. 얼마나 충격을 받았으면 김황식 총리도 최근 교육과학기술부의 관련대책 보고에서 "본질적인 대책이 필요한데 고민이 보이지 않는다"고 쓴소리를 했을 지경이다.
학교폭력은 감시가 소홀해서만 발생하는 게 아니다. 아무리 감시를 강화하고 예방을 해도 교문 밖 폭력, 온라인 폭력까지 제어할 수 는 없다. 그리고 일선 학교에서는 일부 진보성향의 교육정책으로 학생인권조례를 앞세우는 바람에 학생 생활지도가 어려워졌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이들 교사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교사들이 무력감을 느끼고 위축되면서 학생 지도에 손을 놓는 상황이 벌어져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교육당국과 경찰은 보다 근본적인 보완대책을 내놔야 한다. 이를 토대로 극단으로 치닫는 학교폭력을 근절하기 위해 중등교육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과 범사회적인 협력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일반 형사사범 차원에서 다루겠다는 생각은 접어두는 게 낫다. 선진교육의 초석을 놓는다는 비상한 각오로 관리에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