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치려다 오히려 공범에게 사기 당한 고물중개업자

영화 '범죄의 재구성'의 내용과 유사한 사기행각을 벌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일당 중 한명이 속칭 '작업'에 성공한 뒤 돈을 가지고 도망쳐 버린 것.

 

고물중개업자 한모씨(32)는 지난해 12월 후배 조모씨(28)에게 평소 거래를 해오던 이모씨(50·고물상대표)를 '제물' 삼아 크게 '한 탕' 하자고 제안했다.

 

인천에서 온 '김 과장'이라는 역할을 맡은 조씨 등은 "좋은 고물이 있다"며 경기도 남양주시에 있는 A고물상으로 피해자 이씨를 데리고 갔다. 실제로 고물이 트럭에 실리고 있는 것을 확인한 이씨는 평소대로 한씨에게 현금 1억2500만원을 지급했고 한씨는 이를 '김 과장'으로 하여금 A고물상에 전달하도록 했다.

 

짜여진 각본에 따라 '김 과장'은 A고물상에 돈을 주지 않고 한씨와 미리 약속한 장소로 이동했다. 시간이 지나도 '김 과장'이 돌아오지 않자 이씨는 "어떻게 된 영문이냐?"고 물었고 한씨는 "나도 당했다"며 경찰에 신고까지 했다. 이들의 사기행각에 이씨는 눈뜨고 코를 베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한씨가 짜 놓은 시나리오는 여기까지가 전부였다.

 

믿었던 '김 과장'이 돈을 보자 마음을 바꿔 도주해버린 것. 사기를 치려다 오히려 공범 '김 과장'에게 사기를 당한 한씨는 이씨에게 범행을 털어놓았고 이씨의 신고로 이들은 경찰에 붙잡혔다.

 

전주 완산경찰서는 11일 한씨와 조씨에 대해 사기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