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고갱의 팔레트를 본 적이 있었는데, 삼원색과 흰 색만 있는 거에요. 그 때 발색 좋은 삼원색만으로도 깊이있는 색감을 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10년 전 전주에서 완주로 이사온 작업실. 거기서 만난 들꽃은 줄곧 작품 소재가 됐다. 시적 감수성을 떠오를 때마다 스케치와 함께 글도 끄적거렸다.
'인간이어서 인간이 아니다. 자연이어서 인간이다. 된서리 끝에 눕는구나. 맷비둘이 힘차게 나르고, 쓰러졌던 풀잎 살얼음 속에서 나와 햇살 속에서 살갑게 반길 적에 하늘은 더욱 푸르고 먼 산 안개 마르고….'
삼원색만을 쓰는 1차색, 두 가지 색을 혼합한 2차색, 3가지 색을 섞은 3차색, 여기에 흰색까지 덧댄 4차색(무채색) 등 그물망처럼 뻗어나간 색의 향연이 들꽃을 새롭게 명명했다. 스타카토처럼 탁탁 끊어지게 표현한 물감은 색감을 입체감 있게 보여줬다.
"매번 전시할 때마다 고마운 사람들이 참 많다." 가시밭길 같은 전업작가의 길을 꾸준히 갈 수 있도록 도와준 아내와 장기간 전시를 가능하게 해준 갤러리 공유의 배려로 좀처럼 내놓지 않았던 대작도 시도했다. 1차 전시에 이어 2차 전시(2월 말)에는 200호 짜리에 캔버스에 호박 한 덩이가 덩그러니 놓인 작품도 감상할 수 있게 됐다. "'색 속에 색이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면서, 단순한 소재라도 색에 관한 시적 몽상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들꽃 화가'인 그는 광주 출생으로 원광대 미술학과와 동대학원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 서양화가 조영대 개인전 = 17일~2월26일(1차 전시) 27일~3월13일(2차 전시) 개막식 17일 오후 6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