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과 함께…울고 웃고 사랑에 빠져라

△ 페이스 메이커 (드라마/ 124분/ 12세 관람가)

 

한 번도 완주해 본 적 없는 마라톤 선수. 그래서 1등을 바라볼 수도, 아니 1등이 되기 위해서 노력하지도 않는다. 마라톤 42.195km 구간 중 30km에 결승점을 찍어두고 그 곳까지 전력을 다 하는 선수들, 그들의 이름은 페이스 메이커다.

 

영화 '페이스 메이커'의 주인공 주만호(김명민)는 동생 성호(최재웅)에 대한 책임감을 지고 뛴다.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동생 뒷바라지를 위해 페이스 메이커가 된 것. 이제 성호는 외교통상부 사무관이 됐지만 만호는 꿈도 희망도 잃었다. 이제 누군가의 그림자로만 살았던 만호가 주인공이 되는 순간을 '페이스 메이커'에서 만나게 된다.

 

영화는 마라톤이라는 스포츠를 통해 형제간의 사랑을 이야기한다. 후반부 장면은 남녀 할 것 없이 눈물 쏟게 될 것. 남자 형제끼리의 마음을 제대로 투영한 가족 영화. 서로의 감정을 쉽게 얘기하지 못하는 형제들을 위한 간만의 작품이다.

 

▲ 댄싱퀸

△ 댄싱퀸 (코미디, 드라마/ 124분/ 12세 관람가)

 

'페이스 메이커'가 형제애를 이야기 한다면 여기 '꿈'을 강조하는 영화가 있다.

 

신촌 마돈나로 이름을 날리던 정화(엄정화)에게 댄스 가수가 될 기회가 찾아온다. 하지만 남편 정민(황정민)은 서울시장 후보에 출마하겠다고 한다. 시장 후보 부인과 신인 걸 그룹 댄싱퀸즈의 리더 사이에서 이중생활을 시작한 정화. 그녀의 하루하루는 스릴과 불안의 외줄타기다. 어린 시절 만나 결혼까지 한 두 사람. 부부로써 서로에게 잘 하는 듯싶지만 시간이 흘러가면서 현실에 끌려가는 자신을 발견한다. 인권변호사에서 서울시장을 꿈꾸는 정민과 동네 에어로빅 강사에서 댄스 가수를 꿈꾸는 정화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시간에 쫓겨, 현실에 쫓겨 버려야 했던 꿈들. '댄싱퀸'이 이야기 하는 이들의 꿈은 우리에게 다시 도전하라고 말한다. 교훈적인 내용이 코미디 요소와 결합돼 쉽게 다가올 것. 무엇보다 황정민과 엄정화의 조합은 꽤 좋다.

 

▲ 네버엔딩 스토리

△ 네버 엔딩 스토리 (멜로, 로맨스, 코미디/ 114분/ 15세 관람가)

 

기쁘고 행복하기에도 바쁜 구정에 이게 웬 시한부 이야기 인가싶다. 하지만 둘이 있어 슬프지 않은 이들의 이야기는 진정 '네버 엔딩 스토리'다.

 

동생 부부에게 얹혀살며 무시당하는 게 평범한 일상인 천하태평 동주(엄태웅)와 안정된 미래를 꿈꾸며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온 철두철미 송경(정려원)이 한 장소에서 만난다. 한 날 한 시 같은 병원에서 시한부 선고를 받은 것. 그것도 같은 뇌종양 판정이다. 짧으면 3개월, 길면 6개월 남은 이들은 전국을 돌며 데이트를 즐긴다. 이미 끝이 정해진 이 알 수 없는 연애, 하지만 죽음은 누구나 두렵고 어렵다.

 

개봉 시기도 소재도 발칙한 '네버 엔딩 스토리'는 로맨틱코미디 영화 치고는 애매하다. 장례식을 결혼식 준비하듯 설레(?) 보이는 두 남녀의 모습은 더 슬프게 다가올 뿐. 시도는 새로웠지만 죽음에 대한 대답은 결국 어쩔 수 없는 조금은 아쉬운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