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물

정순량

이 골 저 골 흘러들어 하나 되어 어우르고

 

바위가 막아서면 휘돌아 내려가고

 

골짜기 물길 터주면 노래하며 흐른다.

 

 

소(沼)에선 잠시 쉬며 구름 조각 띄워두고

 

가재며 산천어, 개구리도 다투지 않는

 

산골물 거울에 비친 오색 단풍 더 곱다.

 

 

낮은 데로 흘러가는 물의 속성 잃지 않고

 

오물도 포용하여 스스로 정화하는

 

산골물 흘러가듯이 나도 그리 살고 싶다.

 

 

※ 정순량 시인은 1976년 <시조문학> 으로 등단했다. 시조집 「향일화」 산문집 「빛되어 소금되어」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