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 - 화, 표출할까 다스릴까

우리가 느끼는 수만 가지 감정 중에 참을 수 있는 것과 숨길 수 있는 것은 얼마나 될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사회가 복잡해질수록 '분노'만은 더 확실하게 표출된다는 것이다. 스트레스로 인해 분노하고, 실패로 분노하고, 또 내 탓인지 네 탓인지를 논쟁하다가 분노하는 것이 요즘. 우리는 맞게 가고 있는 것인지 새삼 의심스럽다.

 

■ 주요 사건 쟁점 속 우리의 분노 직시

 

△ 분노한 대중의 사회(김헌태 저/ 후마니타스/ 1만 5000원)

 

이 책은 노무현 정권의 출발에서부터 한미 FTA, 촛불, 그리고 노무현의 죽음에 이르기까지 지난 10여 년간의 한국 정치의 주요 국면들이 담겼다.

 

이러한 국면들을 거치면서 대중 여론을 읽어 내고 대중이 무슨 생각을 하며 어떤 과정을 거쳐 그런 지점에 이르게 되었는지를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매년 연도별로 일어났던 주요 사건과 그 쟁점, 이슈들을 꼼꼼하게 살피면서 한국 사회의 특징 또는 현상의 흐름들을 정확하게 짚어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 7,8년간의 우리 사회에 대한 분석을 정확하게 짚어볼 수 있어 좋을 것.

 

상대적 박탈감으로 인해 찾아오는 무력감, 그리고 그 안에서 '평범한 우리'는 분노하고 분열에 이른다. 우리의 분노를 직접 직시하고 앞으로의 길을 찾아볼 수 있는 기회. 내가 분노한 이유를 인지할 수 있는 사회의 거울 같은 책이다.

 

■ 분노 '약'도 되고 '독'도 되고

 

△ 화내지 않고도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내 감정 조절법(송남용 저/ 전나무숲/ 1만 2,000원)

 

기계를 조작하듯 감정을 조절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 책은 심리치료 및 가족치료사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가 말하는 감정 이야기다. 특히, 분노란 우리에게 꼭 필요한 감정이지만, 이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약'이 될 수도 있고, 인간관계를 망가뜨리는 '독'이 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분노에 대한 다양한 상담사례를 토대로 자신의 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 쉽고 간단한 방법을 알려주는 것.

 

분노 관리 방식을 '공격형, 수동형, 수동 공격형, 자기 표현형'의 유형으로 나누어 자신이 어떠한 방식으로 화를 내고 있는지 진단해 주고 관리 치유할 수 있는 'EEM' 기법을 소개한다.

 

각 예들을 먼저 소개한 후에야 분노에 대한 정의나 특징, 변화시키는 방법들을 설명함으로써 이해하는데 어렵지 않다. 특히 중요한 내용은 빨간색 글씨로 따로 표기를 해두어 자칫 핵심을 파악할 수 있을 것. 재미있는 삽화들도 수록돼 있어 편히 읽을 수 있다.

 

■ 무관심 최악, 분노하고 저항해야

 

△ 분노하라(스테판 에델 저/ 돌베개/ 6,000원)

 

출간 7개월 만에 200만 부를 돌파하고 프랑스 사회에 '분노 신드롬'을 일으킨 이 책은 전직 레지스탕스 투사이자, 외교관을 지냈으며 퇴직 후에도 인권과 환경 문제 등에 끊임없는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는 저자가 프랑스 사회에 보내는 메시지를 담아낸 책이다.

 

무관심이야말로 최악의 태도이며 지금은 분노하고 저항해야 할 때라고 강하게 주장하는 것. 저자는 전후 프랑스 민주주의의 토대가 된 레지스탕스 정신이 반세기만에 무너지고 있다고 말하며 프랑스가 처한 여러 가지 문제에 '분노하라'고 거듭 강조한다.

 

저자가 2009년 '레지스탕스의 발언' 연례 모임에서 "젊은이들에게는 '분노할 의무가 있다"는 내용의 즉흥 연설을 했고, 그 자리에 있던 출판편집자들이 깊은 감명을 받아 그 내용으로 책으로 출간한 것이 이 책.

 

우리나라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열 가지 문답으로 이뤄진 특별 인터뷰도 함께 실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