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명인·명창 칭호를 받는 국악인들은 그런 어려운 시절을 겪었기에 쉽사리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려 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들의 삶이 곧 국악의 역사이기에 명인·명창들의 개인사가 국악의 발전사를 더듬는 데 중요한 단초가 될 수 있다.
전북도립국악원(원장 신현창) 학예연구실이 전북 국악을 이끌어온 명인·명창들이 하나 둘 사라지는 현실에서 우리 음악 연구에 귀중한 사료적인 가치를 지닌 명인·명창들의 일대기 편찬에 나서 1차 결실을 냈다. '전북의 전통예인 구술사Ⅰ~Ⅳ' 4권을 펴냈다.
2011년 시작돼 마무리 된 1차 구술사는 '동초 수건춤의 명무'최선 선생과, '여성 최고의 상쇠'인 나금추, '전북지역에 판소리 밭을 가꾸고 중흥을 일으킨 소리꾼' 이일주, '고법의 명인' 이성근 선생의 일대기다.
전북 여성농악의 산증인인 나금추 선생은 자신이 남원에서 판소리로 국악에 입문했으며, 파벌과 계보가 엄격했던 시절 '돈이 되는'판소리 판의 텃새 때문에 발을 붙이지 못했던 과거의 아픔과 서러움을 고백하기도 했다. 다른 명인들의 일대기에도 자신들이 살아온 삶을 생생하게 증언, 개인적인 삶 뿐아니라 당시 전통예술의 흐름을 읽게 한다.
2017년까지 25명의 도내 명인·명창들의 구술 일대기 편찬을 계획하고 있는 도립국악원은 올해 가사(歌詞) 김봉기, 판소리(춘향가) 최난수·최승희, 판소리장단 주봉신 명인의 삶을 추적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