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단체 무분별 홍보예산 이대론 안된다

시민세금으로 조성된 예산이라면 일정 기준이나 원칙을 갖고 편성 집행해야 하는 건 상식이다. 그런데 합리적인 원칙도 없이 무분별하게 집행되는 예산이 있다. 대표적인 게 자치단체 홍보 및 광고예산이다. 전북도와 14개 시군의 홍보예산은 어림잡아 100억원 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런 규모의 홍보예산이 무분별하게 집행되는 걸 마침내 지방의회가 문제 삼았다. 전라북도 시·군의회 의장단협의회(회장 조지훈 전주시의회 의장)는 그제 간담회를 갖고 "자치단체가 옥석을 구분하지 않고 홍보비나 광고비를 집행하고 있다"며 시정하도록 자치단체에 권고하기로 했다.

 

전북은 대표적인 신문난립 지역이다. 인구 180만명인 곳에 13개 신문이 발행된다. 인구비율당 신문사가 많기로는 전국 제일이다. 이렇듯 신문이 많다 보니 자사이기주의가 팽배하고 여론 왜곡현상도 벌어진다. 지역의 손실이다.

 

신문난립은 또 경영악화를 초래, 질적인 하락을 가져온다. 한정돼 있는 광고시장을 13개 신문이 쪼개다 보니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없고 신문제작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전북의 신문시장은 한마디로 '숟가락 한 두개 꽂으면 딱 맞을 밥그릇에 13개 숟가락이 들락거리는 꼴'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여러 민폐 관폐가 나타나는 게 큰 문제다.

 

신문난립이 가능한 이유는 두가지다. 신문을 사업의 방패막이로 활용하거나 신분상승을 노린 사업주의 반사이익이 하나이고, 다른 하나는 자치단체 예산에 기생할 수 있는 제도적인 무방비에 있다.

 

시군의장단협의회가 문제 삼은 것이 바로 자치단체의 제도적인 헛점이다. 합리적인 기준도 없이 모든 신문사한테 홍보 및 광고예산을 집행하기 때문에 이에 기생하면서 신문이 난립하고 있다는 걸 지적한 것이다. 때늦은 감이 있지만 제대로 정곡을 짚었다.

 

이제부터는 판매부수에 따른 차등지원 또는 제한 등 제도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실행하는 게 과제다. 건실한 신문과 그렇지 않은 신문을 가려야 한다. 시민단체의 지적이기도 하다. 경남의 양산시가 1만부 이하 신문에게는 광고를 주지 않는 등의 신문난립 해소대책 사례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전북도가 먼저 나서야 한다. 시군은 전북도가 조례제정 등에 적극 나서 주길 갈망하고 있다. 단체장이 피해 언론사 눈치를 보며 미적거린다면 시민들이 퇴출시켜야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