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 몫

여야 공히 공천 심사가 본 궤도에 진입했다. 공천심사위원회가 내건 기준을 보면 거창하다. 도덕성 정체성 능력 등 그럴싸하다. 민주통합당은 12월 대선 승리를 위해 공천혁명을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국민에게 공천권을 돌려 주는 공천혁명을 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뚜껑이 열리지 않아 예상하기가 어렵지만 종합하면 말따로 행동 따로 노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생긴다.

 

전북은 민주통합당이 강하다. 민주당 공천을 받으면 당선이 유리할 수 있다. 그러나 공천자 결정이 여론과 다르게 나오면 복잡해질 수 있다. 유권자들은 자신들이 생각한 사람이 공천자로 결정 안되면 본선에서 낙선시키겠다는 눈치다. 지지자별로 미는 후보가 제각각이겠지만 그래도 여론상으로는 어느 정도 좁혀졌다. 전주는 토종 정치인과 낙하산 타고 온 후보의 대결로 압축됐다. 그중 완산갑 신건의원의 수성 여부도 관심사다.

 

4.11 총선은 전주 유권자들의 자존심이 걸려 있는 선거다. 성숙된 시민정신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기 때문이다. 유권자들은 나름대로 단단히 벼르고 있다. 당이 여론과 다르게 공천하면 낙선시키겠다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아마 당과 공심위가 전주 여론을 간파했을 것이다. 지금은 전주시민들이 예전처럼 호락호락하지 않다. 국회의원을 잘못 뽑으면 지역이 발전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이제서야 뼈저리게 느꼈기 때문이다.

 

정동영의원이 밀건 안밀건 그건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정동영의원이 유종일예비후보를 민다고 하자 거센 반발과 역풍이 분 것이 바로 이를 증명했다. 사무실을 그대로 쓰도록 한데서 반발심이 컸다. 뭔가 본때를 보여주겠다는 눈치다. 그간 민주당 일변도의 지지를 해와 그 해악을 누구보다도 유권자들이 잘 알고 있다. 대체적으로 지역서 주민들과 애환을 함께해 온 예비후보가 후한 점수를 받고 있다.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선의원이 있는 경우 시도의원들이 지지선언을 하는 등 극성을 떨지만 여론은 그렇게 녹록하지가 않다. 약발이 별로 안 받는 것 같다. 지방의원들이 줄선다고 유권자들이 따라간다는 보장은 없다. 신망받지 못하는 지방의원들이 줄서면 오히려 불리해질 수 있다. 지금은 유권자가 영악해졌다. 과거처럼 노랑색 옷만 입으면 무조건 당선되던 시절과는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 /백성일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