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전통시장대책 제도화가 과제다

우리나라 중소기업 여건은 열악하기 그지 없다. 자금, 인력, 기술 등 여러 면에서 취약하다. 대기업이라는 거대 공룡의 횡포도 견뎌내야 한다. 기술력이 뛰어나면 대기업이 부도덕한 방법을 동원, 삼켜버리거나 합병을 추진하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중소기업들은 이명박 정부가 친대기업 정책을 추진하면서 입지가 더 좁아졌다. 임기 중반 서민경제를 살리고,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동반성장을 표방했지만 나아진 건 없다. 선언적 조치들만 난무할 뿐이다.

 

이런 가운데 민주통합당이 그제 '중소기업 기(氣) 살리기 3대 전략·10대 정책과제'를 내놓았다. 현장에서 겪는 애로사항이 대부분 망라됐다. △중소기업 적합업종제도 강화 △불공정 하도급거래(납품단가 부당감액, 기술탈취 등) 규제 강화 △중소기업제품 공공구매 이행력 강화 및 판로확대 지원 △중소기업 우수인력 및 R&D 지원 확대 △벤처·창업 활성화와 1인 창조기업 지원 △소기업·소상공인 제품 우선 구매 및 소기업·소상공인 공제지원 확대 등이 그러한 것들이다.

 

이 정책과제를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중소기업부를 신설하겠다는 처방도 제시했다. 계획대로만 추진된다면 중소기업들의 기업경영 여건이 훨씬 나아지고 축 처진 기(氣)도 살아날 수 있을 것이다.

 

또 대형마트 영업 규제와 전통시장 활성화 대책도 추진된다. 자정까지 영업을 하고 있는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영업종료 시간을 오후 9시로 앞당기고, 매월 1~2일로 돼있는 의무휴업일을 3~4일로 늘린다는 것이다. 아울러 주차장 보급률 80%까지 확대, 문화관광형 전통시장 육성,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연계지원 등 전통시장 활성화 방안도 추진된다.

 

문제는 이런 정책과제를 제도화하는 일이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야 보배이듯 제도화하지 않으면 실행력이 담보되지 않는다. 과거에도 중소기업 육성 차원의 과제들을 도출하고 정부나 자치단체에서 추진했지만 그때 뿐이었다. 전통시장 활성화도 마찬가지다.

 

이 현안들은 내용 측면에서 적절하지만, 발표가 총선을 앞둔 시점이라서 과연 담보력이 있을지 반신반의하는 시각이 있다. 이런 의구심을 불식시키는 차원에서라도 정치권은 관련 법을 제정하거나 개정 또는 보완하는 등 제도화 작업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총선을 의식한 선심공약이라는 비난을 살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