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미술, 중고교서 찬밥 신세

도내 90%, 2학기 미만 편성…국영수 입시위주 교육

학교폭력 등의 영향으로 인해 인성교육이 갈수록 중요시되는 반면, 일선 학교에서는 예체능 과목이 갈수록 자취를 감추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북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중·고등학교에서 음악과 미술 과목을 2학기(한 학년) 이상 편성한 곳이 전체 학교의 90% 안팎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0개 중 9개 학교가 음악과 미술 과목을 한 학년에서만 집중 편성했다는 것.

 

우선 중학교 208개교 가운데 음악 과목과 미술 과목을 2학기 이하만 편성한 곳이 각각 184개교(88.5%), 188개교(90.4%)나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등학교의 경우에도 총 132개교 가운데 음악 과목은 116개교(87.8%), 미술과목은 125개교(94.6%)가 2학기 이하만 편성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말 그대로 음악 과목과 미술 과목이 6학기(3학년) 가운데 2학기(한 학년)에만 편성되는 데 그치면서 학교 수업에서 찬반 신세를 면치 못하는 셈이다.

 

그나마 체육 과목은 중학교가 132개교(92.7%), 고등학교가 25개교(18.9%)가 6학기 이상, 즉 3년 내내 편성된 것으로 조사돼 체면치레를 했다.

 

이처럼 음악과 미술 과목이 천대받는 것은 교과부가 '2009 개정 교육과정'을 통해 수업시기를 자율적으로 편성할 수 있는 집중이수제를 도입했기 때문.

 

학교에서 3학년이나 2학년 때 입시와 관계있는 국영수 과목에 집중하면서, 음악과 미술 등 예체능 과목이 1학년 때 집중적으로 편성되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학교 교과수업이 한쪽으로 편중되는 것은 물론 학생들에게 인성교육을 제대로 실시하지 못함으로써 학교폭력 등 부작용을 초래한다는 지적이다.

 

김승환 교육감은 오는 3월에 예정된 시도교육감협의회를 통해 집중이수제에 대한 부작용을 지적한 뒤, 이의 폐지를 골자로 한 2009 개정 교육과정 재개정을 건의할 방침이다.

 

도교육청은 "실질적으로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인성교육을 시킬 시간이 없다"라며 "학교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집중이수제부터 폐지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