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전에 나온 작품은 서울 한미사진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40여점이다. 한미사진미술관은 가현문화재단(한미식품 출연)이 설립한 국내 최초의 사진 전문 미술관으로, 지난 2006년 기획전 '우리 사진의 역사를 열다'를 통해 그간 수집한 근대사진을 처음으로 공개해 주목을 받았다.
전주역사박물관의 이번 전시에서는 근대 황실사진 컬렉션을 비롯, 마지막 황제인 순종의 인산(因山, 장례식)을 담은 사진자료, 인산에 앞서 예행연습을 담은 7분 30초의 희귀 영상물 '순종황제 인산습의' 등을 만날 수 있다. 또 근대와 일제강점이라는 이중 구조가 점철된 당시 사회상을 엿볼 수 있는 사진들이 준비됐다.
1부'대한제국 황제와 황실'에서는 조선의 제26대 왕이자 대한제국의 제1대 황제에 오른 고종의 태황제복을 입은 모습, 태황제 고종이 원로 대신들과 경운궁에서 촬영한 사진이 대한제국 황실 관련 대표적 사진이다. 박물관측은 자주독립국으로서 대한제국을 이해하고 복잡한 황실세계(世系, 가계)를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진이 담고 있는 역사적 사실을 인지함으로서 우리나라 근대사에 대한 이해를 넓힐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1910년 강제합병을 전후하여 어진을 비롯한 황실 사진들이 일제의 식민담론을 위해 철저히 기획되고 활용됐던 만큼 당시 황실사진들이 어떠한 목적으로 촬영되었으며 그것의 표상효과는 무엇인지 알아가는 것도 사진의 이면에 담겨진 역사를 읽어내는 쏠쏠한 재미라고 덧붙였다.
이와함께 대한제국기와 근대 조선의 이미지를 담은 2부'근대 조선인들'에서는 100여 년 전 근대 조선 사람들이 어떤 유형의 기념사진을 남겼는지 이해할 수 있는 장이다. 특정 계층의 전유물이었던 초상 이미지는 사진의 대중화와 신분제도의 철폐 속에 일반 대중들도 자연스럽게 소유할 수 있는 대상이 됐던 것으로 당시 기록은 전하고 있다.
전통적 유교의식이 투영된 조선 말 장옷이나 쓰개치마를 걸친 여성 사진, 환하고 당당하게 웃는 여성을 주인공으로 찍은 사진 등을 통해 개화기 근대 여성의 자아를 살필 수 있다. 또 유아사망률이 높고 수명이 짧았던 시대상을 반영하듯 성대한 돌잔치 사진과 부모의 장수를 기원하고 축복하는 회갑사진을 통해 당시의 풍습을 들여다볼 수 있다. 나상형 학예연구사는 "일반인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사진을 매개로,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국가인 대한제국의 발자취와 더불어 근대 조선의 이모저모를 볼 수 있는 전시다"고 기획전의 의미를 설명했다. 김원용기자kimwy@
△'대한제국 황실과 근대 조선인들'(한미사진미술관 소장 근대사진전) =6일부터 5월6일까지 전주역사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