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귀촌

歸去來兮(귀거래혜) 田園將蕪胡不歸(전원장무호불귀) 돌아가자 고향 논밭이 황폐해지거늘 어이 아니 돌아가리. 旣自以心爲形役(기자이심위형역) (해추창이독비) 지금껏 내 마음 몸의 부림 받았거니, 어찌 홀로 근심에 슬퍼하고 있는가.

 

悟已往之不諫(오이왕지불간) 知來者之可追(지래자지가추) 이미 지난 일은 돌이킬 수 없음을 알았으니, 이에 앞으로의 일은 올바로 할 수 있음을 알았도다. 중국 전원자연파 시인의 태두로 불리는 도연명(陶淵明)의 귀거래사(歸去來辭) 앞 대목이다. 그는 시답잖은 시골 현령자리 박차고 나오면서 "쌀 다섯 말에 소인배에게 허리를 굽힐 수 없다"는 말을 남기고 평소 꿈꾸던 전원생활로 돌아왔다. 이후 농사를 지으며 일상에서 묻어나는 자연주의 전원시를 시작(詩作) 하면서 62세로 생애를 마쳤다.

 

요즘 도시민들의 로망은 전원생활이다. 누구나 한번쯤은 답답하고 각박한 도회지를 벗어나 전원의 여유로운 삶을 꿈꾼다. 이를 반증하듯 최근 들어 귀농·귀촌인구가 급증하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도시에서 농어촌지역으로 이사한 인구는 총 1만503가구, 2만3415명에 달했다. 이 가운데 도내로 이주한 가구는 1247가구, 3043명으로 전체의 11.9%를 차지했다. 지난 2001년 이후 지난해까지 11년 동안 도내로 귀농·귀촌한 가구는 모두 4444가구로 경북 6732가구와 경남 4900가구에 이어 전국에서 3번째로 많았다.

 

이처럼 귀농·귀촌 인구가 최근 크게 증가한 것은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의 은퇴가 시작된데다 전원생활을 추구하는 도시민들이 늘었기 때문이다.여기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각종 귀농·귀촌 활성화 정책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분석이다.

 

덕분에 수도권 인구집중현상도 개선될 조짐이다. 지난해 국내인구이동 통계에 따르면 수도권에서 빠져나간 순이동 인구가 8000명을 기록했다.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4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수도권에서 유출된 인구는 충남 1만3000명, 충북과 강원이 각 6000명 등 주로 수도권 인접지역으로 향했다. 전북의 수도권 순유입 인구는 1913명에 그쳤다.

 

이제 베이비부머의 은퇴에 따른 탈 수도권바람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도내 자치단체마다 나름대로 귀농·귀촌정책을 마련해놓고 있지만 이들을 수용하기 위한 보다 적극적인 유인책 마련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