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 차관 "석유유통구조 바꿔 기름값 잡겠다"

"농협이 주유소 사들여 알뜰주유소로 전환해야"

 

유가가 치솟는 가운데 정부가 일괄적인 유류세 인하 대신 석유시장 유통구조 개혁으로 기름값 잡기에 나섰다.

우선 농협이 기존 주유소를 사들여 알뜰주유소로 전환하도록 하고 서민층 부담을 덜어주는 별도의 대책을 추후 마련할 방침이다.

신제윤 기획재정부 1차관은 14일 양재동 농협하나로마트 내 알뜰주유소를 방문해 일일주유원 체험을 하고 알뜰주유소를 활성화하기 위한 의견을 나눴다.

그는 "미국과 이란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고유가는 지속될 것"이라며 "에너지 절약 노력과 석유시장 유통구조 개선이 먼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농협이 매물로 나온 기존 주유소를 사들여 알뜰주유소로 전환하는 데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신 차관은 농협이 기존 주유소를 인수하면 정부 차원에서 금융을 지원하고 석유공사와 협의해 석유 외상구매도 가능하게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알뜰주유소가 서울에는 2곳밖에 없는 만큼 서울 등 수도권의 국공유지를 활용해 알뜰주유소를 늘리는 동시에 기존 주유소가 알뜰주유소로 전환할 때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농협 관계자는 "기존 주유소보다 ℓ당 40~50원 가량 싸게 공급받아서 소비자에겐 ℓ당 최고 100원 가까이 싸게 기름을 공급하는 등 유통 마진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 차관은 시민단체가 제기한 탄력세율 조정 등 유류세 일괄 인하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생각을 내비쳤다. 2008년처럼 단기적으로 유가가 급등했을 때와 달리 지금처럼 고유가가 지속될 때는 효과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농협이 먹거리 물가를 안정시키는 역할을 이끌어왔듯이 알뜰주유소를 확산시켜 유가 안정에도 힘써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