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난 배추로 담가 여름에도 아삭한 맛 즐기세요"

김치체험장 운영 김명옥 씨가 권하는 봄김장

 

만물이 기지개를 펴는 봄, 입과 혀도 새로움을 찾는다. 끼니마다 입 안에 싱그러움을 줄 수 있는 음식은 바로 김치. 배추 김치는 냉장고에서 60~90일 사이가 가장 맛있는 기간으로 꼽힌다. 늦가을 대량으로 김장을 하고 이듬해까지 먹지만 시간이 갈수록 아삭함은 떨어지곤 한다.

 

반면 봄김장은 겨우내 뽑지 않고 놓아둔 배추로 담가 한여름에도 딱 알맞게 익은, 아삭거리는 김치를 맛보는 의식이다.

 

전주한옥마을에서 김치체험장을 운영하는 김명옥 씨(55)는 봄김장을 주창한다. 김 씨는 "봄에는 움츠렸던 오장육부가 다시 살아나는 시기다. 최근에는 해남에서 겨울 동안 보관을 잘 한 배추가 3월까지 나온다"면서 "봄김장은 묵은 배추여야만 맛을 낸다. 굳이 한 번에 많은 양을 담기 보다는 봄·가을 나눠서 계절마다 김치냉장고의 빈 공간을 채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김치 맛의 관건은 배추라고 강조하며 "원산지의 문제가 아니라 화학비료와 영영제만으로 키운 배추는 빨리 자리지만 그만큼 빨리 물러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여름에도 아삭한 김치 맛을 내는 비법을 소개했다. 90일 이상 키워 3~4㎏ 무게가 나가는 배추를 고른다. 배추를 살 때는 꼭 먹어본다. 달달·고소하고 싱거운 맛이 나면 물컹해지는 현상을 늦출 수 있다고 한다. 소금에 절일 때는 평소보다 2~3시간 빨리 건진다. 씻은 뒤 5~9시간 물기를 충분이 뺀다. 특히 배추잎이 두툼해야 오래 보관해도 싱싱하고 아삭거린다.

 

"김치를 새콤한 맛으로 샐러드처럼 먹어도 소화가 촉진되죠. 젓갈은 육수를 섞으면 냄새가 덜 해요. 고추는 건고추(고추씨 포함)와 고추가루를 섞어쓰는데 간 고추씨는 김치 숙성을 늦추고 시원한 맛을 유지시킵니다. 각종 양념을 갈아서 사용하면 깔끔하고, 김치를 하루쯤 밖에 뒀다 김치냉장고에 넣으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