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날' 물부국(富國)을 기대해 본다

▲ 이관영 전주지방환경청 기획과장

최근 TV에 방송되어 화제가 되었던 '지구의 눈물' 시리즈를 보면, 기후변화 등으로 인하여 북극의 최남단 허드슨만의 북극곰이 2050년경 멸종하고, 지구 전체 산소공급량의 20%를 제공하는 아마존은 50년 후 80%가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한다. 또한 지난 50년간 남극 대륙의 펭귄 70%가 목숨을 잃었으며, 원시의 대륙 아프리카에서도 사막화가 가속되고, 가뭄과 초지·농경지 등이 황폐화 되고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인간의 욕심이 결국 인류의 생존까지 위협 할 수 있다는 메시지다.

 

3월 22일은 1992년 UN(국제연합)이 정한 '세계 물의 날'이다. 날로 심각해지는 수자원 고갈문제와 물의 소중함을 되새기는데 모든 인류가 동참하기 위한 기회를 만들기 위한 소망일 것이다.

 

지표면의 3분의 2가 물로 덮여 있는 지구는 바닷물을 제외한 담수(淡水)는 3%에도 미치지 못하며, 이 마저도 대부분 빙하와 지하수 형태로 존재하기 때문에 결국 우리가 이용할 수 있는 지표수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물의 1%도 안 된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어서 연평균 강수량은 전 세계 평균의 1.3배이나, 인구 밀도가 높은 까닭에 1인당 몫은 전 세계 평균량의 11분의1도 되지 않는다.

 

물 부족 사태를 대비하여 환경부는 2011년 6월부터 '물의 재이용 촉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여 시행하고 있다. 건축 연면적이 6만㎡ 이상인 공공기관, 숙박업, 목욕장업, 대규모점포의 신·개축, 1일 폐수배출량이 1500㎡ 이상인 공장은 물 사용량의 10% 이상을 재이용 하는 중수도(中水道, 상수도와 하수도의 중간개념으로, 사용한 수돗물을 생활용수·공업용수 등으로 재활용할 수 있도록 다시 처리하는 시설, 송배수 시설 및 이용시설) 설치·운영을 의무화 하였다.

 

또한, 건축물의 지붕면 등에 내린 빗물을 모아 이용할 수 있도록 처리하는 빗물이용시설 설치도 의무화 하였다. 이렇게 모아둔 빗물은 청소용수, 조경용수 등으로 활용할 수 있을 뿐 만 아니라 국지성호우 및 집중강우기에 저류시설에 모아둔 후 필요시 적극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됐다.

 

하수처리수 재이용에 관한 것도 빼놓을 수 없다. 하수처리장에 처리된 하수처리수를 재탄생시켜 인근 사업장에 공급함으로써, 원가절감으로 인한 기업경쟁력 강화 및 물 절약 실천에도 기여하고, 더 나아가 건천화된 도심하천의 용수량 확보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

 

물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에서 관련 규정을 통해 물 재이용을 유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 스스로 물의 소중함을 인식하고 생활 속에서 실천해야 한다. 청소, 샤워, 세탁 등 일상생활에서의 물 낭비를 줄이고, 절수형 수도꼭지 사용, 사용한 물도 다시 사용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은 미래 물 문제에 대처하기 위한 필수적인 생활습관이다.

 

올해 '세계 물의 날' 우리나라 메시지는 '기후변화로부터 안전한 물(Safe Water Against Climate Change)'이다. 프랑스의 석학 '자크 아탈리'는 '물이 미래의 희귀재로 부상할 것'이라고 예언 했듯이 공공기관, 기업체 등과 개개인의 물 절약 생활 습관이 발맞추어 나간다면 머지않아 물 부족 국가라는 현실에서 물 부국(富國)으로 발돋움하지 않을까 조심스레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