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비례대표 후보에 전북 몫은 또 없었다. 새누리당은 그제 비례대표 후보 46명을 확정했지만 전북지역 인사는 단 한명도 포함시키지 않았다.
이운용 비대위원장실 보좌역과 이민수 당 총무국장 등 전북 출신 2명이 있지만 모두 당직자 몫이다. 순번도 26번과 42번으로, 당선권에서 벗어나 있다.
비례대표제는 사표(死票)를 방지하고 소수에게 의회 진출의 기회를 줌으로써 정당정치 발전에 기여하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비례대표제 취지를 살리기 위해 가급적 직능별, 지역별, 성별로 안배하는 게 통례다.
전북 같은 새누리당의 척박한 토양 지역이라면 지역인사를 비례대표 당선 가능성이 있는 순위에 배치시킴으로써 대표성을 갖추도록 하는 게 상식이고 취지에도 맞다.
박근혜 비대위 위원장이 지역 활동 인사 배려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도 이런 취지 때문일 것이다. 박 위원장은 지난달 9일 새누리당 출입 지방기자단 간담회에서 비례대표를 배정할 때 "지역에서 헌신해 오고, 지역에서 신망을 얻는 분을 배려할 것을 분명히 약속한다"고 밝혔었다.
그런데 이런 약속이 헌신짝처럼 내팽개쳤다. 대권에 도전할 박 위원장이 공언(空言)한 것에 대한 실망이 크다. 새누리당이 이런 식의 신뢰를 깨는 정치를 하면서 무슨 표를 얻겠다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
새누리당은 과거 한나라당 시절에도 전북에 대한 애정을 약속했었다. 정몽준 전 대표는 2009년 9월 "한나라당의 호남 사랑을 징하게 보여줄 것"이라고 했고, 박희태 전 대표도 전북을 방문한 자리에서 "태산도 오르고 또 오르면 언젠가는 오른다는 신념으로 열심히 노력하겠다. 전북의 사랑을 얻기 위한 구애작전을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했었다.
이런 의지와 신념이 진실이었다면 비례대표에 지역 출신 인사를 당연히 배려했어야 옳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립서비스만 화려하게 날린 꼴이 됐다. 지방선거 때 전북 보다 표가 적게 나온 전남·광주의 경우 주영순 목포상의 회장이 비례대표 6번을 배정받은 것과도 대조적이다.
이러니 당원들의 불만이 크다. 절망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당장 표 달라고 할 명분 하나를 잃어버린 격이니 더 안타까울 것이다. 박근혜 위원장과 중앙당은 '당이 전북을 우롱했다'는 불만을 씻어낼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