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 - 올 봄, 여자들 마음 흔들 '잇 백'은?

해외스타 유명인 백 들고 나타나면 완판 올해는 크기 작아지고 형광에 가까운 화려한 색 출시

여자들의 쇼핑에 대해 논하면서 빠뜨릴 수 없는 것이 바로 '가방'이다. 큰 것부터 작은 것, 유명 브랜드 제품부터 보세까지 가방에 대한 여성들의 열정은 점점 높아져 가는 것만 같다. 그래서일까. 모두의 관심을 대변이라도 하듯 연예인들은 기본이고 정치인, 운동선수 등 유명 인사들의 패션이 보도 될 때면 가방 이야기는 꼭 따라온다. 방송매체를 탄 그들의 가방은 여성들의 관심을 끔과 동시에 유행이 되거나 완판을 기록하는 등 인기의 중심이 되는 것이다. 브랜드에서는 이런 심리와 상황을 이용해 잇 백(It bag)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냈다. 굳이 해석을 하자면 '그 가방', '유행에 중심에 있는 바로 그 가방' 이란 뜻이다.

 

 

21세기 패션을 논하면서 잇 백은 꼭 필요한 용어가 됐다. 잇(It) 이라는 영어 대명사 단어를 모든 여성들의 필수품을 지칭하는 단어로 둔갑시키고 만 것이다. 과거 할리우드 해외 스타와 파파라치의 노력으로 '잇 백'이 탄생됐다면 이제는 우리 스스로도 '잇 백'을 만들어 내고 있다. 물론 그 뒤에는 각 브랜드 담당자들의 엄청난 노력이 숨어있지만 말이다.

 

브랜드에 의해 만들어지는 '잇 백'들은 대부분 연예인이 동원된다. '연예인 뺨치는' 유명인들, 특히 패셔너블하다고 평가되는 인사들도 '잇 백' 만들기에 동조한다. 브랜드에서는 협찬이란 이름으로 그들에게 빌려주거나 제품을 증정하고, 이들은 그 가방(브랜드에서 많이 팔고 싶어 하는 혹은 '잇 백'으로 만들고 싶은 가방)을 들고 언론 앞에 선다. 이렇게 매체에 사진이 뿌려지면 '이 가방은 어디 건가요?'같은 질문들을 통해 광고 효과를 누리고 완판을 기록하게 되는 것이다.

 

브랜드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잇 백 중에는 올해 초 가장 관심을 끌었던 명품 브랜드인 프라다(PRADA)의 일명 '사피아노 가방'이 있다. 프라다에서 자체적으로 만든 '사피아노 가죽'을 이용해 만든 가방의 한 종류인데 영화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에 등장해 아직까지도 예약 판매 중이다. 신기한 것은 그 가방의 등장시간이 10초 정도 밖에 안 되는데다 주인공도 아닌 조연이 들고 나왔다는 것. 잇 백이 한 순간에도 만들어 질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예이기도 하다.

 

그런데 요즘은 브랜드에 의해 생산되던 잇 백이 사고에 의해 만들어 지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바로 사고 친(?) 유명인들의 사진이나 비리 정치인들의 사건에 의해서다.

 

가장 최근 사건을 상기시켜보자면 지난해 12월부터 한동안 인터넷을 달군 '샤넬백 검사'가 있다. 고소사건의 청탁 건으로 법인명의 벤츠승용차와 샤넬백 값을 요구한 부산의 모 여검사를 지칭한 단어다. 워낙 고가인 가방인데다가 원래부터 바로 구할 수 없을 정도로 소량만 입고되는 제품이 대부분이라 후 폭풍이 거세지는 않았지만 한 동안 포털사이트의 상위 검색 순위를 차지하며 모두의 관심을 독차지했다.

 

비교적 좋지 않은 일에 거론되는 가방도 잇 백으로 급부상한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학력위조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신정아 씨의 가방이 그 주인공. 자전적 에세이를 발간하면서 가진 출판간담회에 명품 가방을 들고 나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잇 백은 브랜드에 의해서건 우연히 건 해 마다 새로 등장하고 올 해도 벌써 새로운 잇 백들이 여성 고객들의 마음을 빼앗고 있다. 브랜드마다 차이는 있지만 올 해 유행 가방은 크기가 작아지고 색이 화려해 진 것이 특징. 형광색에 가까운 가방이 많이 출시되고 있지만 고객의 마음이 어떻게 움직일지, 또 어떤 사건 사고로 유명인들에 의해 잇 백이 탄생될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다. 잇 백이 나올 때마다 마음을 뺏기지 않는 것도 요즘을 사는 여성들의 자세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