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같은 상황에서 한국공예문화협회(이사장 이광진)가 회화 보다는 대중적 인지도가 낮은 공예 부문 아트페어'2012 한국 현대공예 아트 페스티벌'(15~22일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전관)을 열었다. 한국공예문화협회가 2년 전 의욕적으로 특별전과 아트페어 형식을 도입해 연 '2009 한국 공예 100인 초대전'은 흉작에 가까웠고, 올해 화랑미술제도 이러다할 실익을 보지 못한 작가들이 많았기에 우려의 목소리가 더 높았다. 그러나 올해 한국 현대공예 아트 페스티벌은 기대 이상의 성과로 공예 부문 아트페어의 성장 가능성을 점칠 수 있게 됐다.
이같은 평가가 나오게 된 데에는 주최측이 인지도가 높은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전관을 빌리면서 전통 공예가 아닌 젊은 감수성을 엿볼 수 있는 현대 공예에 초점을 맞춰 대중들의 다양한 요구와 맞아 떨어졌던 것으로 분석된다.
그 결과 하루 평균 1000명의 방문객들이 이곳을 드나들면서 한국공예문화협회가 추려낸 작가 100인이 내놓은 출품작 수익금(8000~9000만원)과 입장료(1000만원) 등을 포함해 총 1억 안팎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3층에 젊은 작가들의 개성 넘치는 작품에 방문객들의 관심이 쏠리면서 '작가의 재발견'도 이뤄졌다. 원광대 졸업생이자 익산 한국공예대전 수상자로 두각을 드러냈던 김영수(41·도자)씨는 회색 줄무늬 흉부상에 머리에 포크가 꽂은 그러나 기괴하지는 않은 'Over close of clay & metal & glass'등으로 다시 한 번 관심을 모았고, 한지를 말아서 벌집처럼 만든 '빛이 된 그림자' 시리즈를 내놓은 유경희(50·섬유)씨도 안팎에서 호평을 받았다. 금속으로 모던하면서도 차별화된 옷걸이·조명·의자 등을 표현한 김경환(49·금속)씨 작품에도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이질 않았다.
이광진 이사장은 "이번 아트페어는 공예 작가들도 미술시장의 흐름을 이해하고 스스로를 마케팅하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위험을 감수하고 기획한 것"이라면서 "내년에도 아트페어를 열어달라는 작가들의 요청이 계속되면서 그간의 힘겨움이 한꺼번에 사라졌을 만큼 만족도가 높았다"고 자평했다.
이 이사장은 "그렇다 하더라도 매년 아트페어를 열기엔 부담이 되고, 2년에 한 번 아트페어를 여는 방식을 적극적으로 검토해보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