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석 여수엑스포조직위원장 "기후변화·육상자원 고갈 해결책은 바다에 있죠"

미래 세계 100억 인구 먹여 살릴 자원 바다에서 구할 수 있어…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 국토는 21세기 큰 축복받은 땅…'살아 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 주제…사람 중심 박람회될 것

▲ 강동석 여수엑스포조직위원장이 세계 최초로 바다를 주제로 열리는 여수엑스포 박람회는 다양한 콘텐츠와 사람 중심의'휴먼엑스포'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하고 있다. 안봉주기자 bjahn@
▲ 강동원 여수엑스포조직위원장이 박람회장 시설공사 현장에서 공사 진행과정 등을 설명하고 있다.

오는 5월12일 개막되는 여수엑스포가 50일 앞으로 다가왔다. 여수엑스포는 93년 대전엑스포와 88서울올림픽, 2002년 월드컵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가장 큰 규모의 국제 행사다. 유치까지 10년, 준비기간만 4년이 걸렸다. 5대양 6대주의 해양 강국 106개 국가가 참여한다. 바다를 주제로 한 박람회로는 세계 처음이다. 93일 동안 80개 전시시설이 운영되고 8000여회의 문화공연이 펼쳐진다. 개막이 목전에 다가오자 조직위도 준비에 여념이 없다.  박람회장은 조경공사 마무리, 매일 반복되는 전시관 시연으로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이 모든 걸 총괄하는 '지휘자'가 전북 출신의 강동석(74) 조직위원장이다. 2주전 인터뷰 요청을 했다. 해외 출장중이어서 답변이 늦어지다 시간이 촉박해지자 서면인터뷰로 대신하자는 요청이 왔다. 단 한시간도 시간을 낼 짬이 없다고 했다.

 

 

-여수엑스포 개최일이 어느 덧 50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세계적인 축제를 맞는 소감이 남다를 것 같습니다.

 

"대전 엑스포 이후 19년만에 우리나라에서 다시 열리는 세계 박람회라서 감회가 새롭습니다. 그만큼 국민적 기대 또한 크리라 생각합니다. 전 국민, 전 세계에 감동과 자긍심을 심어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시범운영에 들어간 걸로 알고 있는데 보완해야 할 점은 없나요.

 

"4월말부터 개막 전까지는 실제 관람객들을 초청해 세 차례 예행연습을 가지면서 미비점을 완벽하게 보완할 계획입니다. 시범운영 기간에는 콘텐츠를, 예행연습 기간에는 서비스를 점검한다고 보면 돼요."

 

 

-준비에 차질은 없다는 거군요.

 

"박람회장 시설 공사도 이달말 모두 마무리 돼요. 4월 한달 간은 80개 전시시설과 8,000여회에 달하는 문화공연을 시범 운영하게 됩니다. 개막 일정에 맞춰 차질 없이 준비하고 있어요. "

 

 

-주제가 '살아 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인데 바다를 주제로 한 배경은 무엇입니까.

 

"기후변화와 육상자원 고갈의 해결책이 모두 바다에 있어요. 최근 영국의 BBC방송에서, 100년 후인 2112년 지구상 100억의 인구를 먹여 살릴 식량자원과 에너지자원, 광물자원 등을 바다에서 구할 수 있다고 미래학자들이 전망한 바 있습니다. 특히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 국토는 21세기 큰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여수엑스포를 계기로 지금부터라도 바다로 눈을 돌려야 해요."

 

 

-'휴먼 엑스포'로 치르겠다고 강조하셨는데 어떤 의미입니까.

 

"과거엔 건물, 기술 중심의 박람회를 해왔습니다. 이런 걸 탈피해 콘텐츠와 사람 중심의 박람회, 관람객이 주역이 되는 '휴먼엑스포'를 추구한다는 점이 여수엑스포의 또 다른 특징입니다. 전시와 공연도 단순히 눈으로 보기보다는 오감으로 체험하는 것들이 많아요. 영상을 보는 도중 실제 퍼포머가 등장하고, 한국관에서는 관람객들과 강강술래 한마당도 펼쳐집니다. 초대형 LED를 활용해 관람객들이 원하는 메시지를 화면에 띄울 수도 있고, 화면의 이미지를 다운받는 등 '소통'도 가능해 집니다. 매일 밤에는 박람회장이 신나는 클럽으로 변하고 관람객끼리 함께 어울려 물을 첨벙이며 춤추는 신나는 장관도 연출됩니다."

 

 

-엑스포는 흥미진진한 볼거리들을 선보이는 이벤트이기도 합니다.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특화시설이 어떤 게 있습니까.

 

"4개의 특화된 전시시설(빅오, 엑스포 디지털갤러리, 스카이타워, 아쿠아리움)이 있는데 '빅오(Big-O)'와 '스카이타워'는 세계가 주목할 명품 콘텐츠예요. '큰 대양(Big-Ocean)'을 뜻하는 빅오는 박람회장 내 바다 공간을 주요 공연무대로 활용해서 해상쇼와 수상공연을 펼치고, 불꽃·물안개·레이저·분수 등 최첨단 연출 기법을 총동원한 멀티미디어쇼와 관람객이 하나 되는 DJ쇼가 펼쳐집니다. '스카이타워'는 산업 폐기물인 시멘트저장고를 하프모양의 대형 파이프오르간으로 탈바꿈시킨 것입니다. 기네스북에 세계에서 가장 큰 소리를 내는 악기로 등재돼 있어요. 유명 오르가니스트들의 공연도 볼 수 있고 관람객들이 직접 스마트 기기로 연주해 볼 수도 있습니다."

 

 

-국가 이미지가 걸린 대규모 행사인 만큼 참가 규모에 관심이 많은데요, 참가국과 기업유치는 어떻게 예상하고 있습니까.

 

"세계 106개 국가와 10개 국제기구, 국내 7개 대기업이 전시에 참여하고 현대차 등 21개 기업이 후원합니다. 세계적인 경기 불황을 감안하면 만족할 만한 수준이라고 봐요. 주요 해양강국 뿐만 아니라 투발루, 키리바시 등 기후 변화로 위기에 처한 남태평양 섬나라들도 다수 참가합니다. 우리 국민이 세계 곳곳의 해양 문화와 기술 풍물, 해양 환경변화의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북한도 참가하나요.

 

"북한이 참가한다면 박람회 흥행 뿐 아니라 남북관계 개선의 물꼬를 트는 데도 기여할 겁니다. 조직위는 지난해 11월 파리 주 프랑스 북한대표부에 박람회 공식초청장을 보냈습니다. 아직 소식이 없지만 북한 참가에 대비해 1100㎡ 규모의 독립전시관도 마련해 놓았어요."

 

 

-국내외 관광객들이 많이 몰리면 교통·숙박시설이 문제될 것 같은데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요.

 

"지난해 개통된 순천~완주고속도로와 전라선 KTX에 이어 목포~광양고속도로, 한중일 해상크루즈, 임시 항공편 등 다양한 광역교통망이 속속 확충되고 있어요. 문제는 여수시 외곽에서 박람회장까지인데, 이는 환승주차장과 셔틀버스 시스템으로 운영하면 큰 불편은 없을 것으로 봅니다. 하루 최대 900여대까지 수시로 운행하면 대기 시간이 10분 미만으로 단축될 겁니다. 숙박시설은 여수 시내로만 보면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따라서 숙박권역을 여수 인근 2시간 이내로 확대하는 방안을 강구했어요. 하루 13만6천여실에 달해 관람객이 가장 많이 몰리는 5월 주말에도 충분해요."

 

 

-공짜 표는 없다고 단언하시던데 입장권 판매는 잘 돼 가고 있나요.

 

" 공짜표에 대한 기대심리도 있을 텐데 박람회를 준비하면서 세운 철칙 중 하나가 무료 입장권은 없다는 것입니다. 지난 2월 말부터 이마트, 광주은행, 기업은행 등에서 입장권을 오프라인으로 판매중인데 3월말 현재 300만장 중 12%인 36만장이 판매됐어요. 예약문화가 잘 안돼 있어 아직은 저조한 편인데 4월에는 훨씬 많은 판매가 이뤄질 것으로 봐요."

 

 

-예매홍보가 부족한 것 아닙니까. 예매에 따른 인센티브도 있나요.

 

"당일 현장에서 입장권을 구입하거나 예매한 입장권을 발급받으면 창구 혼잡 등으로 시간이 많이 소요될 수 있어요. 때문에 사전에 입장권을 예매하고 입장권도 미리 배송 받는 게 편리합니다. 배송료는 모두 조직위가 부담해요. 사전 예매하면 할인도 받고 입장권도 안전하게 받을 수 있는 잇점이 있지요."

 

 

-전북지역에서도 관광특수를 기대하고 있습니다만.

 

"전북은 수도권 관람객들이 완주∼순천 고속도로를 통해 오는 길목이기 때문에 이를 최대한 활용하면 충분한 관광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최근 박람회 수요조사에 따르면 1080만 관람객 중 460만명이 수도권 지역 관람객으로 예상됐습니다. 이 관람객들이 여수엑스포와 함께 전북지역을 관광할 수 있도록 연계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다양한 이벤트와 혜택을 제공할 필요가 있습니다."

 

 

-전북이 연계 관광효과를 얻기 위해선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요.

 

"예를 들어 전북에서 여수엑스포장으로 오는 임시 직행버스를 운행하고, 음식점이나 관광지에서 엑스포 입장권을 예매한 고객에게 할인해 주는 것도 한 방법일 것 같습니다. 특히 서울∼전주∼여수로 이어지는 관광코스를 통해 한국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경험하고 내륙부터 해양까지 다양한 측면을 즐길 수 있도록 상품화하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세밀한 준비와 홍보가 필요합니다."

 

 

-군산 윙쉽중공업과 (주)오션익스프레스가 위그선을 개발하고 취항을 추진중입니다. 개최기간중 여수∼제주간 취항이 가능할까요.

 

"개발자인 (주)오션익스프레스가 6월 중 취항을 목표로 추진중입니다. 다인승으로는 세계 최초인데 위그선은 바다를 나는 유력한 초고속 해상 교통수단입니다. 시험운항이 성공하면 제주 애월항에서 여수엑스포장까지 매일 2회 운항하게 됩니다. 바다를 주제로 하는 여수엑스포에 처음 도입되면 기념비적인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엑스포 개최 이후 시설 활용 방안은 세워져 있나요.

 

"사후 활용도 성공적인 박람회의 기본요건입니다. 엑스포장은 기본적으로 해양 레저스포츠 용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종합 리조트가 될 것입니다. 바다에는 각국의 최신 요트를 전시함으로써 실제 구매자들이 시승할 수 있도록 하고, 육상에는 옥외전시장과 쇼핑몰을 운영하게 돼요. 계획 단계부터 전시관 등 하드웨어보다 문화예술행사, 엑스포 디지털갤러리, 전시물 등의 콘텐츠를 남기는 방향으로 설계했습니다. 활용 가능한 필수 시설과 용도가 확보된 시설만 영구 건물로 건축하고 이외의 시설은 임시 건물로 조성하고 있어요."

 

 

-여수엑스포의 기대 효과는 어떻게 전망하고 있습니까.

 

"국가적으로 보면 엑스포를 통해 지역균형발전과 해양과학 선진국 도약이라는 의미가 있어요. 경제적으로는 생산유발 12조2천억, 부가가치 5조7천억, 고용창출 8만명의 기대효과가 예상됩니다. 또 국가브랜드 향상 효과도 엄청나고 대한민국의 위상을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계기도 될 것입니다."

 

 

-인프라가 구축되고 마무리 점검도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 같습니다. 성공 개최를 위한 지금부터의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세련되고 세심한 마무리입니다. 1000만 관람객한테 선 보일 박람회이기 때문에 시설에서부터 전시, 문화공연까지 꼼꼼하게 마무리돼야 해요. 무엇보다 관람객이 불편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준비할 계획입니다. 시범운영과 예행연습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어떤 서비스가 필요한지 적극적으로 찾아내 실천하려고 합니다. 감동은 거창한 전시나 공연보다 작은 서비스에서 온다고 생각합니다.

 

 

-엑스포 폐막식에서 UN(국제연합) 사무총장을 비롯한 세계 각국 정상과 해양 전문가들이 모여 '여수선언'을 채택할 예정인데 그 내용은 무엇이 될 것 같습니까.

 

"여수선언은 서문과 본문 9항으로 이뤄지는데 서문에서는 인류의 주된 소득원이자 인류 공동유산인 해양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본문에는 해양을 보존하고 현명하게 이용하기 위한 실천 조항이 들어갑니다. 여수선언을 통해 여수엑스포에 참가한 106개 국가가 해양역량 구축과 교육, 국제사회 협력을 다시 한번 다짐하게 됩니다."

 

 

-당부하실 말씀이 있다면.

 

"여수엑스포에 많은 관심을 가져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CNN은 2012년에 꼭 가보아야 할 곳 1위로 여수엑스포를 꼽았습니다. 다양한 세계 각국의 문화예술 공연과 이벤트, 전시관마다 신기하고 놀랍고 재미있는 볼거리가 넘칩니다. 그리고 모두 바다를 주제로 하고 있어요. 꼭 여수엑스포에 오셔서 전시와 문화공연, 아름다운 남해안 여름 바다의 정취를 만끽하셨으면 합니다. 평생 잊히지 않는 아름다운 추억이 될 것입니다."

 

 

 

여수엑스포는 '살아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이란 주제로 5월 12일부터 8월 12일까지 93일간 개최된다. 여수시 신항 지구 174만㎡와 전시구역 25만㎡가 개최 장소다. 1993년 대전세계박람회 이후 두 번째로 치러지는, 국제박람회기구(BIE) 인정 박람회이다. 지난 2007년 11월 26일 프랑스 파리 총회에서 한국(여수)과 모로코(탕헤르), 폴란드(브로츠와프) 등 3개 국가가 유치경쟁을 별였고, 2차 투표에서 77표를 받은 한국의 여수가 63표를 받은 모로코의 탕헤르를 제치고 2012년 세계박람회 개최지로 결정됐다.

 

160년 세계 박람회 역사상 처음으로 '환경 지침'을 제정해 계획-건설-운영-사후활용까지 친환경 가치를 실현하고 있다. 정부와 여수엑스포조직위는 지난 5년간 주제관과 국제관, 한국관, 해양생물관, 국제기구관, 스카이타워, 빅오 등 대회 개최에 필요한 주요 시설들을 준비해 왔다.

 

엑스포 개최를 통해 기후변화 등 전 지구적 환경문제의 대안을 해양에서 모색하고 국제사회의 공존과 협력을 다짐하게 된다. 바다를 착취의 대상이 아닌 관리 보존의 대상으로 인식, 지속가능한 이용을 추구한다는 게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