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력 복원

정치는 독립변수라 중요하다. 정치는 사회 전 분야를 아우르고 종속시키는 힘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야가 정권 잡으려고 피튀기는 경쟁을 한다. 중앙정치도 그렇지만 지방도 똑같다. 4·11 총선서 입법부를 장악한 정당이 연말 대선서도 승리해 5년간 국정을 장악할 가능성이 높다. 도내서는 다른 때 같으면 민주통합당 공천만 받으면 당선은 떼어 놓은 당상이었지만 올해는 무소속 때문에 그렇지가 않다.

 

도민들은 "전북정치권이 예전에는 도세에 비해 걸출한 정치인들을 많이 배출해 강했지만 지금은 너무 약해졌다"고 말한다. 금산 출신 유진산을 비롯 이철승 양일동 송방용 소선규 나용균 윤제술 조찬백 장경순씨 등 거물들이 많았다. 특히 야당 인물이 많아 선비와 반골기질이 강한 고장으로 자리매김 해왔다. 하지만 정동영이 대통합민주신당의 대통령 후보가 됐으나 530만 표차라는 가장 큰 표차로 지는 바람에 전북 정치권이 쪼그라 들었다.

 

DJ와 노무현 정권 때 융성기를 맞고서는 그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정동영과 정세균이 당 대표를 맡아 외형적으로는 화려했지만 정치력이 약해 지역은 속빈강정이 되었다. 현 18대 때는 도내 의원들이 지역을 위해 머리를 맞대본 일이 거의 없었다. 모두가 제 잘난 맛으로 각개약진했다. 이 때문에 중앙정치권과 소통이 안된 김완주지사가 중간에서 속앓이를 많이 했다. 김지사를 도와주기는 커녕 태클이나 걸고 넘어졌기 때문이다.

 

노무현 정권 때만해도 김원기의장이 나서서 전북 정치권을 이끌었지만 지금은 모두가 제 살길 찾기도 버거운 형편이다. 이 때문에 국가예산 확보하기도 벅차 버팀목 역할은 기대 조차 할 수 없었다. 최근 정동영 정세균이 지역구를 서울로 옮겨 가면서 힘의 공백이 생기자 전남 출신 박지원 최고위원이 이를 은근슬쩍 넘보고 있다. 박 최고는 26일 선대위 발대식에 참석 "호남에서 28명의 공천자 전원을 당선시켜야 호남의 정치력이 복원된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러나 그 속내는 뻔하다. 전북도 자신의 영향권 안에 넣겠다는 생각이다.

 

아무튼 미우나 고우나 지역발전을 위해 전북 정치의 구심점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번엔 중앙 정치무대에서 전북의 이익을 반영할 능력 있는 사람을 국회의원으로 뽑아야 한다. 일당 백의 역할을 할 똑똑한 사람이면 끝난다.

 

/백성일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