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 원자력 발전소의 온배수로 인한 어민 피해가 큰 고창, 핵폐기장 반대 운동으로 큰 상처와 갈등을 안고 있는 부안 탈핵은 여전히 지역의 화두이자 후보 선택의 기준이다.
2003년 부안 핵폐기장 유치 신청 당사자였던 무소속 김종규 후보는 수명이 다한 원자력 발전소부터 단계적 폐쇄에 적극 찬성했다. 2040년을 적절한 탈핵 시기로, 이를 추진하기 위한 탈핵기본법 제정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격세지감이다. 그런데 김 후보의 핵심 공약에서 재생가능한 에너지 확대 사업은 보이지 않았다.
민주통합당 김춘진 후보는 당 보직을 맡은 현역의원이라선지 상대적으로 보수적이다. 원전 확대 정책 원점 전면 재검토, 탈핵 시기와 탈핵 로드맵은 사회적 합의가 우선이라고 답했다. 산업계 전력요금 인상과 원자력문화재단 지원 중단 질문은 즉답을 피했다. 반핵운동에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은 통합민주당론에서 한 발짝도 나가지 못했다.
무소속 김만균 후보는 첫 출마하는 정치 신인답게 탈핵에 가장 적극적이다. 단계적 원전 폐쇄, 탈핵기본법 제정, 원자력문화재단 지원 중단에 적극 찬성했다. 에너지 수요관리 정책을 재점검하고, 재생 가능한 에너지 개발에 주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흥미롭게도 새만금 사업과 탈핵에 대한 태도가 일맥상통한다.
김춘진 후보는 전북이 새만금에 갇혀 있다는 것에 동의하지 않았다. 대체로 목표수질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고 답했으나 해수유통을 전제로 한 조력발전은 내부 개발을 어렵게 만든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종규 후보는 해수유통은 환경적인 문제 해결의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세부적으로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들어 조력발전이나 부분 조기개발에 대해서는 반대했다.
김만균 후보는 새만금사업의 딜레마에 적극 공감한다며 해수유통과 조력발전, 내부개발 방향 전환에 적극 찬성했다. 후보들은 새만금 사업이 지역주민의 희생을 통해 추진되었다고 밝혔으나 막상 이로 인한 어장 황폐화, 해안선 침식 등에 대한 대책은 보이지 않았다.
보편적 복지권리 확대는 세 후보 모두 적극적이다. 모두 아동과 출산 여성에 지급되는 기초 아동수당 도입과 기초 출산수당, 교과서·교복·교구재 비용 국가 부담, 무상의료제도 도입, 청년의무고용할당제에 대부분 동의했다.
김춘진 후보는 민간의 청년의무고용 할당제는 국회 입법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복지권리 확대 대상은 고령화 된 농촌의 특성상 노인에게 집중되었다. 김춘진 후보는 국정 공약의 앞 순위로 노인 의료보험 보장성 확대, 노인 장기요양보험 내실화과 기초노령연금 개선을 통한 노후 소득보장체계 확립을 배치했다.
김종규 후보는 부안의 진료 비용 부담이 전국 1위라며 법제화를 통해 노인 무료 연골수술 등 찾아가는 맞춤형 의료복지서비스 제공을 약속했다. 국회의원 공약과는 거리가 먼 선심성 공약처럼 보이기도 한다.
복지재원 대책으로는 김춘진 후보는 재정개혁, 복지개혁, 조세개혁 3대 개혁 통한 재원조달을 큰 틀에서 제시했다. 김종규 후보는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부유세 도입·세제 개편으로 부의 세습 방지를, 김만균 후보는 동남권신공항·양양국제공항·4대강 사업 등 지역주의에 기반하거나 국가 보조가 과다한 대형 SOC 사업만 줄여도 재원은 충분하다고 답했다.
한·미 FTA에 대해 김춘진·김만균 후보는 재협상을, 김종규 후보는 현실적으로 재재협상은 불가능하다며 큰 어려움이 있더라도 폐기를 주장했다. 김춘진 후보는 국내농업경쟁력 강화, 피해농어민에 대한 직접적이고 충분한 보상대책 마련을 제시했으나 큰 틀에서 방향을 제시한 것에 그쳐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김종규·김만균 후보는 기초농수축산물의 국가 수매제 도입을 공약했으나 농업 정책의 혁명적인 조치가 없이는 실현 불가능하다는 평이다.
이정현(전북환경운동연합 정책기획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