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지친 사람들에게…

신천희 산문집 '무얼 믿고 사나'

 

'산중에서 듣는 새소리는 듣는 장소와 때에 따라서 그 소리가 완전히 다르다. 이른 아침에 듣는 새소리는 기분을 상큼 상쾌하게 만든다. 아마도 빈속에 울려나오는 소리라 청아해서 그럴 테다. 한낮에 듣는 새로리는 왠지 허접하게 들린다. 낮잠 자고 일어나 뒤게 밥 달라고 보채던 백수 삼촌 생각이 나서 달갑게 들리지 않는 모양이다. '('홀딱벗고 새'중에서)

 

김제 무주암에서 수행하고 있는 아동문학가 신천희씨가 산문집 「무얼 믿고 사나」(푸른사상)를 냈다. 소소한 물건에서부터 작은 생명체의 날개짓 하나까지 그 의미를 생각하며 보내는 애정어린 시선들이 신선하다.

 

'미련 곰탱이' '밥 도둑놈''나쁜 놈''아이고! 발 저려!''맞장뜨기''못먹어도 Go!' 등의 제목에서 보듯 세속을 향한 거침없는 글부터 '행심바라밀''한밤의 탁발승''여행보살'등 수행과 관련된 글들을 쉽게 풀어 쓴 100여편의 산문이 실렸다.

 

 

「아동문예」 신인상으로 등단했으며, 대전일보 신춘문예 당선, 한국아동문학창작상 등을 수상했다. 「달님이 엿보는 일기장」「달을 삼킨 개구리」「똥꽃」 등의 동시집과 「대통령이 준 완장」 등 장편 동화집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