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마령고등학교장
근래 심각한 사회적 문젯거리로 학교폭력이 대두되었다. 오죽하면 대통령까지 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섰겠는가. 다행히 이를 뿌리 뽑기 위한 관계 기관·단체의 공동 노력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어 매우 고무적이다. 최근 전북경찰청(청장 장전배)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전북지부(이하 전북교총; 회장 이승우)는 경찰청에서 양측 대표 24명이 모여 '학교폭력 예방 및 근절'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하였다. '-학교폭력 없는 희망전북, 우리 함께 만들 수 있습니다-'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이는 비단 전북만이 아니다. 이에 앞서 중앙에서 경찰청(청장 조현오)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회장 안양옥)간의 업무 협약이 체결된 이후 각 시·도 교총과 지방경찰청도 이에 발맞추어 잇따른 것이다.
필자는 전북교총 대표의 일원으로서 협약식에 참석하였다. 식장은 매우 엄숙하고 진지한 분위기였다. 경찰측의 학생 설문조사 보고, 학교폭력 동영상 시청, 협약서 서명 등이 있었다. 협약 사항은 학교폭력 예방교육 및 정보공유, 피해학생 보호 가해학생 선도 상담 수사, 각자 업무영역의 고유성과 특수성 등을 최대한 존중 업무 수행 시 사전협의 및 제반 절차 유의, 학교폭력 공동대응을 위한 상호협조 요청 시 적극지원, 교육적 해결을 우선으로 하되 적절한 대응 방안 협의, 학생들 교내외 생활 안전망 구축 등에 상호협력 하기로 했다. 매우 구체적이고 강한 의지를 품고 있다. 양측은 사회적 시스템 구축 운영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그 역할 수행을 다 함으로써 근원치료를 하기로 다짐했다. 도경찰청장은 학교폭력 재발방지와 선생님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뒷받침하겠으며 학교폭력 없는 원년으로 만들자고 했다.
무엇보다도 눈에 띄는 것은 '우리 함께 지켜요' 라고 이름 붙여진 학교생활 에티켓 소책자였다. 학생들이 수첩처럼 손에 들고 다닐 수 있도록 만들어진 작은 책 안에는 학교생활 예절과 학교폭력 바로알기 대처방법 처리 절차 등이 외국의 사례까지 곁들여 만화 형식으로 흥미 있게 자세히 안내되어 있다. "모두가 행복한 학교 만들기 어렵지 않아~요" (도지사) "가고 싶은 학교 행복한 공동체" (교육감) "친구의 손을 잡으면 학교폭력의 벽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경찰청장) 등 전라북도 수장들의 인사말이 소책자의 성격과 무게를 짐작케 한다. 학교폭력을 공권력이 아닌 소통과 사랑 사회적 관심으로 자연스럽게 사그라지게 하자는 의도가 다분히 담겨져 있는 듯하다. 참으로 간절한 소망이 담긴 가상스러운 학교폭력 예방 핸드북이다. 이를 뒷받침이라도 하듯 전라북도와 전북교육청 전북경찰청은 4월 19일까지 학교폭력 근절 도민제안 공모를 하고 있다. 많은 도민이 참여 좋은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오기를 기대한다. 현대자동차 전주공장도 학교폭력예방을 위한 성금을 기탁하고 청소년을 위한 대대적 사업을 전개한다는 반가운 소식도 전한다. 모두 한마음으로 학교 폭력 예방에 힘을 모으고 있어 매우 희망적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염두에 둘 것은 학생에 대한 이해가 앞서야 한다. 사회적 폭력과 자라는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싸움질과는 구분되어야 하며 이는 선생님의 지도가 절대적이다. 따라서 땅에 떨어진 교권이 먼저 신장되어야 한다. 힘없는 선생님은 학생을 보호할 수가 없다. 학교 폭력 "우리 함께 지켜요" 중심에 선생님이 우뚝 서야한다. 학교폭력 없는 원년을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