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자인 줄 알았는데 백제시대 유물이래요"

익산 왕궁리유적전시관 '8엽 단판연화문수막새' 관람객 눈길 붙잡아

▲ 익산 왕궁리유적전시관에 전시돼 있는 백제 말기 유물인 '8엽 단판연화문수막새'.

토요일 현장 체험 학습 일환으로 지난 주말 초등학교 1학년에 다니는 손자와 함께 익산 왕궁리유적전시관을 찾은 유선심 씨(61·전주시 삼천동)는 유물 전시관 안에 전시돼 있는 다량의 과자들을 보고 깜짝 놀랐다.

 

8개의 연꽃 잎이 새겨진 영락없는 과자였다.

 

하지만 잠시후 그를 깜짝 놀라게 했던 전시 과자들은 진짜 과자가 아니라 왕궁리유적 발굴과정에서 가장 많이 출토된'8엽 단판연화문수막새'였다는 사실을 알게되면서 헛웃음이 절로 나왔다.

 

"7080세대라면 처음보고 어린시절 먹었던 과자인 줄 알고 먹을 뻔 하지 않겠어요?"

 

익산 왕궁리유적전시관에 전시된 연화문수막새가 관람객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불교의 상징인 연꽃의 모양을 새겨 넣은 이 연하문수막새를 그냥 아무런 생각없이 무심결로 쳐다볼 경우 자칫 과자 전시로 오인되면서 관람객들의 발길과 시선을 붙잡고 있는 것.

 

연화문수막새는 지난 1989년 왕궁리유적발굴에서 처음 발굴된 이후 지금도 지속적으로 출토되고 있는 유물이다.

 

부여의 관북리 유적에서 발굴된 수막새와 비슷한 모양의 이 수막새는 7세기 초 백제 말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평면적이면서도 하트형 꽃잎 표현으로 과하지 않은 양감을 두어 연꽃을 표현하는데 있어 모자람이 없는 이들 수막색는 백제 30대왕인 무왕과 그의 아내 선화공주의 숨결이 고스란히 묻어 있고, 당시 왕궁과 사찰 등을 지었던 장인들의 땀과 눈물 그리고 웃음을 천년의 세월동안 고이 고이 간직한채 지금 익산 왕궁리 유적지 박물관에서 새롭게 숨을 쉬고 있다.

 

수막새는 처마 끝에 놓이는 기와로서 수키와 끝에 일반적으로 원형의 드림새를 붙여서 마감해 와당이라고도 한다.

 

수막새 드림새면에는 부처님을 상징하는 연화문이 일반적이나 통일신라, 조선시대로 내려가면서 도깨비 눈, 봉황 등이 표현 되기도 했다.

 

아울러 연화문수막새는 기와를 마무리함으로써 시각적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게 함과 동시에 나쁜 기운과 귀신을 물리치기 위한 벽사, 즉 주술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시 문화재고도정책과 조상미 실무관은 "기와를 올린 기와집의 수막새를 통해 건물의 격조 여부 및 건립 시기 등을 알 수 있다"면서 "왕궁리유적에서 발견된 연화문수막새의 모양과 무늬가 조금씩 다른 것은 세월이 흐름에 따라 익산 지역에서의 기와 생산 문양과 모양도 점차 변모했기 때문인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