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총선 지켜보는 유권자의 눈

이병채 남원문화원장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선거관리위원회와 언론에서 올해 국회의원 선거와 대통령 선거가 있는 중요한 해라고 강조하지만 정작 민심은 싸늘하기만 하다. 어떤 사람은 언론에서 자꾸 선거에 관심 없다는 민심기사를 써서 유권자들이 더 선거에 무관심하도록 만드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기도 한다. 하지만 민심은 선거 때나 선거가 아닌 때나 항상 그 자리에 있었고 앞으로도 변함없이 그 자리에 머물 것이다. 또 중요한 민심은 선거 출마자들의 감언이설이나 허풍에 가까운 공약보다는 진정성과 현실 타당성 있는 정책을 들여다보는 혜안을 갖고 있다.

 

요즘 총선 후보들은 민심을 끌기위해 하나같이 전통시장을 훑고 다닌다. 마치 전통시장이 민심의 진원지인 것처럼 또 각종 기자회견이나 각종 행사장을 찾아다니며 눈도장을 찍는 등 하루에 수많은 행사장을 돌며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려고 애쓴다. 득표는 민심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으므로 민의를 읽을 줄 알아야 한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민의를 거역한 정치인은 일찍이 존재할 수 없다고 했다. 때문에 민심의 향배를 한 달 만에 선거운동으로 달라지게 한다는 것은 무리이다. 유권자들은 결코 멍청이가 아니다. 후보보다 오히려 더 똑똑하다. 때문에 4·11총선을 지켜보는 유권자의 눈동자를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평소 소리 없는 소리에 귀 기울일 줄 알아야한다.

 

반값등록금 문제와 중소기업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아픔을 외면 한 채 경제민주화 정책에 있어 새누리당이 다시 친재벌 정책으로 회귀하려는 모습을 여전히 보여주고 있다. 선거 때만 되면 들려왔던 안보의 공포증을 유포시키고 빨갱이들이 국회의원이 되면 안 된다는 목소리 대신 이번에는 민간인 사찰문제로 시끄럽다. 유권자들이 이를 보고 어떻게 생각할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경제문제는 국가적 차원에서 비전을 제시해야하고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어야 한다. 특히 이번 총선은 8개월 후에 있는 대통령 선거의 전초전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에 여야가 사활을 건 한판승부는 피할 수 없다. 그로 말미암아 정책은 실종되고 서로가 헐뜯는 이전투구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비이성적 선거 전략이 망국적 지역정서에 기대고 있다는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정치권은 자신들의 권력창출만을 위해 알게 모르게 그것을 악용해 왔고 유권자들을 습관적으로 길들여 왔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거기서 벗어나 자유로운 선거 사색을 할 수 있어야만 정치선진화를 앞당길 수 있다는 지각이 필요하다. 등록을 마친 지역 국회의원후보자들의 면면과 공약을 살펴보고 어떤 후보자가 정치정의를 실현하는데 적합한지를 검증하는 일부터 시작, 도덕성문제까지 철저히 검증되어야 한다. 유권자들은 정치적인 변화차원에서 무능정치, 국민을 등지고 외면하는 정치, 공천권을 빌미로 줄 세우는 정치 그리고 정당이 민심을 외면한 잘못된 공천권을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투표장에 나가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