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남원시 아영면 인풍리에 위치한 남원 흑돈클러스터사업의 '브랜드 홍보 전시판매장'을 찾았다. 전체 사업비 중 건물 신축에만 17억여원이 투입된 이 전시판매장이 사실상 지리산권(운봉·인월·아영·산내 등 4개 읍면) 고랭지역 흑돼지를 지역특화품목으로 육성하기 위한 흑돈클러스터사업의 중심지다. 이 전시판매장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으면, 지난 2007년 농림수산식품부의 '지역농업활성화 공모사업'으로 시작된 흑돈클러스터사업이 뿌리째 흔들릴 수밖에 없게 된다.
막대한 사업비를 들여서인지 5375㎡ 부지에 2층 규모(건물 784㎡)로 들어선 전시판매장의 외곽과 내부는 이미 잘 정리돼 있었다. 확인결과 이 건축물의 준공은 지난 2011년 2월에, 식품위생요소중점관리기준(HACCP) 인증도 같은해 6월에 이뤄졌다. 전시판매장 운영을 위한 절차는 모두 마무리된 상태였다.
그런데 판매장의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국비(20억3400여만원)와 지방비(20억3400여만원), 16명 법인농가의 자부담(6억5000여만원) 등 총 47억여원을 투입하고도, 정작 사업 활성화를 위한 시설이 수개월째 가동조차 안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남원시는 '운영자 문제 때문'이라고 사업의 표류 사실을 인정했다.
시 관계자는 "전시판매장 운영자를 모집했으나 운영자가 포기하거나 재공모가 무산되는 등의 문제점이 발생했던 게 사실"이라며 "현재 사업단 이사회의 지속적인 협의로 회원농가 중 1명이 운영자금을 내놓고 전시장을 관리 및 운영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고, 4월말 또는 5월초에는 첫 가동이 가능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일부 시민들은 의문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시민들은 "운영자가 포기하거나 재공모가 무산됐다는 점은 사업성이 높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향후 정상적인 운영도 확신할 수 없는 것 아니겠느냐"면서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만큼, 남원시는 이 사업이 성공을 거둘 수 있도록 최선의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남원=신기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