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은 천심이다

▲ 이 윤 영 동학혁명기념관장
4월이 오면 창문이 열린다. 4월이 오면 커튼이 제겨지며 마음도 열린다. 이웃집 담장 넘어 하얀 목련꽃이 눈부시게 아름답다. 아파트 화단에는 붉고 하얀 철쭉꽃이 자태를 맘 것 뽐내고 있다. 사람의 입에서 탄성을 자아내는 벚꽃들도 절정으로 들어선다. 개나리 진달래며 온갖 봄꽃들이 거절할 수 없는 유혹으로 다가온다. 꽃뿐인가, 이제 막 돋아나는 여린 새싹들은 신비로움 그 자체이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외치고 싶다. '세상아, 인생아 사월만 같아라.' 이렇게 봄을 예찬하면서 정치이야기를 하려고 하니 왠지 쑥스러워진다. 그렇지만 4·11총선이야기를 해야만 하겠다.

 

필자는 이번 제 19대 총선과정에서 시민운동가 출신으로서 민주통합당에 가담하게 되었다. 원래 정치가 체질에 맞지 않는 성격인데도 불고하고 야권의 총선승리와 대선승리에 의한 정권교체를 위해 자그마한 힘을 보태고자 하였다. 직간접적인 선거운동에 동참하면서 민주통합당 경선과정과 4·11본선기간동안 시민운동을 함께한 몇몇 후보들의 경쟁관계에서 마음고생도 많이 하였다는 것을 고백해본다. 이러한 상황 속에 나는 어느 한 지역에서 누가 당선되고 하는 것보다는 국가 전체의 의석수에 더욱 관심이 많았었다.

 

다시 말해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야권연대에 의한 과반수내지 민주통합당 원내 제1당을 진심으로 바랬었다.

 

그러한 이유는 지난 4년의 이명박 정부와 새누리당에 대한 실망감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의 친인척비리는 물론 4대강사업과 한미자유무역협정 체결 등 현 정부여당의 독재적인 발상과, 민족자존에 대한 굴욕적인 자세에서 국민이 이제 심판해야 한다는 견해였다. 그러나 선거결과는 의외로 나타났다. 새누리당의 과반의석이 넘는 압승의 결과이다. 민주통합당을 중심으로 야권단일후보의 패배의 결과는 어찌 보면 유권자인 국민들이 현 야당에 대한 심판으로 보아도 무리가 없다. 한마디로 총선에 임하는 민주당과 야권에 대한 실망감이 그대로 표심으로 나타난 것이다. 다행인 것은 당선자 숫자에서는 밀렸지만 투표수에서 앞섰다는 결과이다. 이는 다가오는 12월 대통령선거에서 잘만하면 이길 수 있다는 희망이 살아있다는 증거이다.

 

민주통합당을 중심으로 야당들은 정말 정신차려야한다. 당파와 계파에서 벗어나 오로지 국민만 보고 가는 혁신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번 총선 후 민주통합당의 행보를 보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린 것 같다. 국민들의 눈에는 계속 실망으로 비춰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이대로 가다간 역사의 죄인들이 될 수 있다는 대오각성 없이는 이번 총선의 결과가 대선에서 그대로 재현될 수 있다. 유권자와 국민들의 많은 분들은 정권교체를 아직도 희망하고 있다고 본다. 하루빨리 당을 다시 정비하고 야권단일대통령후보를 내는데 있어 국민의 마음을 상하게 해서는 안 된다. 백성을 하늘처럼 받들고 존경하며 국민대다수의 여론을 제 1의 정책과 행동의 표본으로 삼아야 한다. '민심은 천심이다.'의 말이 있다. 민심을 거슬리면 결과가 어떻게 나올 것인지는 모두 잘 알 것이다. 꽃피는 사월의 눈부신 아름다움이여, 12월의 대선에서 정권교체의 탐스런 열매를 맺어주소서. 국민이 희망이다, 국민만 보고 앞으로 나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