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60년 3·15부정선거에 맞서 반대시위를 주도했던 황춘택옹(72). 4·19 민주주의 혁명이 일어난 지 52년이 흘렀지만 그는 당시의 상황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황옹은 "당시 대부분의 국민들이 문맹이었고 숫자도 모르는 사람들이 있어 투표용지에도 아라비아 숫자가 아닌 특정부호를 사용했다"며 "이승만 정권은 선량한 국민들을 속이고 겁을 줘 대리투표 등 부정선거를 자행했다"고 말했다.
당시 전북대학교 정치학과에 재학 중이던 그는 동료들과 함께 '거사'를 기획했다. 개강 일(1960년 4월 4일)에 맞춰 부정선거를 규탄하는 유인물을 배포하고 거리행진에 나서기로 한 것.
하지만 이 계획은 실패로 돌아갔다. 부정선거를 자행한 이승만 정권의 삼엄한 감시가 대학가에서도 이어졌기 때문이다. 그는 이 사건으로 10일 넘는 기간 동안 24시간 경찰의 감시를 받아야 했다.
수많은 희생으로 얻은 민주주의 정신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시련을 맞았다. 4·19혁명 후 군대에 갔던 황옹이 재대했을 때 세상은 5·16군사쿠데타로 다시 독재치하에 놓여 있었다. 그는 암울한 현실에 실망했지만 다른 방식으로 4·19정신을 이어가기로 결심했다. 교육을 통해 민주주의의 역사를 전하기로 한 것.
그는 "역사교과서에 실린 4·19혁명에 대한 내용은 간략한 소개에 그쳤지만 아이들에게는 자세히 설명해 줬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38년간 교편을 잡았던 그에게 가장 아쉬운 것은 4·19혁명 정신이 점점 약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4·19정신으로 '자유, 평등, 민주'를 강조한 그는 "요즘 젊은 사람들은 4·19혁명에 대해 잘 모른다"며 "민주주의는 한계가 없고 계속해서 노력해 발전 시켜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다가 올 통일시대를 대비하려면 젊은 사람들이 민주주의에 대한 인식이 깨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