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방울 주렴(珠簾) - 김유석

물방울 주렴(珠簾)

 

- 김유석

 

수염이 까끄러워서, 물풍선 같은 달은 어떻게 보리밭을

 

건널까

 

울음 사이사이 적막을 놓고 개구리들은 무엇에 홀리는

 

것일까

 

저마다 숨죽이고 지새던 밤 이었다

 

저대로 무사한 오월 이른 아침

 

꺼스락 바늘 끝에 이슬방울을 올린 청보리들

 

터뜨리지 않고 물방울 방울을 꿰

 

꺼스락과 꺼스락을 엮어 친 가시거미들

 

 

*김유석 시인은 1989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이듬해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 <상처에 대하여> . 현재 김제에서 농사를 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