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보육 예산, 국비 지원해야 맞다

예상했던 대로 영유아 무상보육을 둘러싼 갈등에 불이 붙었다. 전국시도지사협의회가 지난 20일, 올 3월부터 시행 중인 만 0-2세 영유아 무상보육 관련 추경예산을 편성치 않기로 의결한 것이다. 전북도도 물론 이에 동참키로 했다.

 

국비와 지방비가 50%씩 부담인 이 사업에서 지방비를 편성치 않고 국비만으로 할 경우 올 9월부터는 무상보육 전면 중단이 불가피하다. 대부분의 시군에서 관련 예산이 바닥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애꿎은 부모들만 골탕을 먹지 않을까 우려된다.

 

이같은 반발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전국시도지사협의회는 지난 달 29일 기자회견을 갖고 "재정마련이 어렵다"는 이유로 사실상 보이콧을 선언한 바 있다. 시도지사들은 "지방정부가 세수 감소, 복지비 증가 등으로 분담금을 도저히 마련할 수 없는 실정인데도 국회와 중앙정부가 일절 협의없이 재정 부담을 떠넘겼다"고 주장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이같은 갈등은 언제든 일어날 소지가 있다. 이번 4·11 총선에서 보았듯 국민들의 복지 욕구는 가히 폭발적이다. 우리 사회가 1 대 99 사회로 급격히 이행하면서 비정규직과 취약계층이 크게 늘어난데 따른 것이다. 보편적 복지 확대 필요성이 높아졌고 정치권은 표를 의식, 이보다 한 발 앞서 복지관련 공약을 양산했다. 특히 무상보육은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하다.

 

이처럼 각종 복지정책이 늘어나는 것은 좋은 일이다. 문제는 재원을 어떻게 마련하느냐다. 무상급식, 무상의료 등 각종 복지정책은 봇물 쏟아지듯 나오는데 재원 마련 대책이 뾰족하지 않다.

 

무상보육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정부는 부모 소득에 관계없이 어린이집을 이용하는 0-2살과 만5살 자녀에게 매달 20만 원을 전면 지원해 주고 있다. 또 내년부터 수혜대상자를 3-4살로 확대키로 했다.

 

이 과정에서 정부는 지방자치단체와 협의없이 발표하고 시행에 들어갔다. 그러다 보니 지방자치단체들은 "일을 저질러 놓고 뒷감당은 지방에 떠넘겼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실제로 지방정부의 재정 여건은 열악하기 이를데 없다. 전북의 경우는 더하다. 이제 정부는 생색을 낸 만큼 일단 예산을 책임져야 한다. 그리고 내년부터 어떻게 할 것인지 지방정부와 머리를 맞대는 게 순서다. 앞으로 각종 복지예산은 충분한 협의속에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