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일부 학교에서 학교급식 예산을 제때 쓰지 못한 채, 이미 받은 예산을 반납하거나 미리 식재료나 소모품을 구입해 비축해놓은 것으로 드러났다.
전북도교육청이 최근 도내 초·중·고와 특수학교 765개교를 상대로 지난해 예산회기(2011.3∼2012.2) 내 학교급식 예산 잔액을 조사한 결과, 총 26개 학교에서 3억2875만원을 제 기간에 쓰지 못한 채 남긴 것으로 조사됐다. 학교별로는 초등학교 8개교, 중학교 9개교, 고등학교 8개교 등이며, 지역별로는 전주 10개교, 군산 5개교, 김제 3개교 등이다.
줘도 못 쓰는 도내 학교급식 예산은 또, 지난 1월 20일 현재 3000만원 이상 남은 곳이 총 43개교(25억7768만원)인 것을 감안,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1∼2월은 겨울방학과 봄방학이 겹치기 때문에, 사실상 급식일이 열흘 정도에 불과하고 급식비도 학교 당 수백만원(1일 1식 기준)이면 충분하기 때문이다.
모 학교 관계자는 "일부 학교는 전에 구입한 식품비 등을 아직까지 집행하지 않았기 때문이지만, 일부 학교는 이를 집행하고도 잔액이 남는다"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도내 학교들이 학교급식 관련예산을 정상적으로 운영하지 못하면서 한창 성장기에 있는 학생들에게 부실한 학교급식이 제공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지난해 학교급식 예산을 다 쓰지 못한 26개교 가운데 7개 학교(1억1623만원)는 많게는 3000∼4000만원까지 남겨진 예산으로 쌀이나 주방세제 등을 미리 구입했다.
특히 19개교(2억1252만원)는 식품비나 운영비 등으로도 다 쓰지 못한 채 아예 올 예산으로 이월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남는 돈을 도로 반납한 셈이다.
뿐만 아니다. 일부 학교는 남은 급식비를 한꺼번에 소진시키기 위해 '한우 파티' 등을 벌이는 등 학교급식을 안정적으로 운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교과부가 연세대학교 양일선 교수에 의뢰한 지난해 학교 급식 만족도 조사에서 전북지역의 만족도는 전국 16개 시·도 중 15번째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북교육사랑공무원노동조합 하성해 위원장은 "학교급식과 관련해 일부 학교에서 영양사와 행정실 직원들간 유기적으로 움직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올해부터 실제 급식일수에 맞춰 예산을 집행하고, 남은 예산은 반드시 다음해 예산편성 시 감해서 지원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