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류수필가 김은숙씨가 세 번째 수필집 '그 사람 있었네'를 냈다(신아출판사).
"봄 들녘같이 포근하고 겨울바다처럼 차갑게 내 마음속에 남겨진 무수한 이야기들을 새겨보다가 생각한다. 삶은 그리움이며, 또한 외로움이라고. 그리하여 꿈결같이 살다 가는 거라고."
저자는 같은 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남기고 싶었다고 책 서문을 열었다. 그는 실제 작은 일상에서의 행복과 어렸을 적 추억들을 담담하게 그려 동시대를 사는 이들에게 추억여행을 하게 만든다.
이삿짐 센터 직원의 작은 서비스에 흡족해 하고, 예식장에서 신부 어머니의 모성애에 감동한다.
어릴적 순수한 마음에 멍이 든 사건, 중창단을 만들어 활동했을 당시 만난 운동권 청년에 대한 추억, 순창으로 가는 버스에서 몇몇 승객들이 나눈 이야기꽃, 경남 진해에 살던 당시 군항제에 대한 기억의 파편들, 수필 모임에서 만난 그녀가 세상을 뜬 뒤 남은 빈자리, 온갖 정성으로 곱게 꾸며주고 보살펴준 숙모에 대한 추억, 어릴 적 오빠를 갖고 있는 친구들에 대한 부러움, 지금은 고인이 된 작촌 조병희 선생과 시화전에서 만나 겪은 일화 등이 수필집에 담겼다.
작가는 1990년 '현대문학' 수필로 등단했으며, 2003년에는 '지구문학'에 시인으로도 이름을 올렸다.
수필집'그여자의 이미지''길 위의 편지', 시집'세상의 모든 길'이 있다. 새천년 한국문인상과 전북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전북문협부지회장, 현대문학 수필작가회 회장, 전북여류문학회장 등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