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 돌나물 물김치…콜레스테롤 낮춰 성인병 예방

새콤한 신맛 입맛 돋우고 수분 함량 높아 피부 촉촉

 

이른 새벽녘 산새 울음소리에 아침을 연다. 자연의 기운은 모든 생명력의 싹을 움트게 했다. 봄비가 내리고, 산과 들에는 꽃들이 만발이다. 햇볕은 알맞은 양분을 주고, 바람은 미처 깨어나지 못한 생명들을 일깨운다. 자연은 서로가 경계하듯 섭리에 따라 움직인다. 봄날에는 날마다 새로운 씨앗들이 움트고 올라온다. 하루가 다르게 여기저기에서 산꽃들이 만발하고 쑥부쟁이, 돌나물, 고사리, 취, 다래, 비비추, 두릅 등 산나물들이 올라온다. 담벼락에 심어두었던 더덕넝쿨이 올라오더니 향수처럼 온 집안에 더덕향을 뿌린다.

 

아랫 마을 일산 할머니께서 작대기를 짚고 올라오신다. 반갑다는 인사를 하듯 서울 할머니집 개들이 소란을 피운다. 할머니께서는 "메리, 조용히 해라" 하고 명령하신다. 산동할머니께서도 집 뒷담벼락 사이로 "뭔 일이여" 하신다. "아, 오늘 산에 좀 가게"하고 답하신다. "외지 사람들이 산나물 다 뜯어가고, 우리 차지는 없겄어" 하시며 아무리 바빠도 오늘은 모두들 산에 가시자고 하신다.

 

남원 상신마을에는 돌담들이 많다. 돌 틈에서 돌나물들이 송글송글 올라왔다. 돌나물들은 무리지어 자생한다. 연두빛 색깔에 고운 자태지만, 여린 잎은 생명력이 강하다. 어느 집이든 뒤뜰에 돌나물들이 많다. 갑자기 손님이라도 오시면 금방 뜯어서 고추장에 매실 식초와 산야초 효소를 넣은 소스를 뿌려 먹으면, 풋풋한 향에 입맛이 좋다. 한 가지 재료에도 기본적인 양념이 준비되어야 한다. 자연 양념을 봄부터 준비하는 것이다.

 

돌나물은 새콤한 신맛이 있어 식욕을 촉진하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성인병 예방과 칼슘 함량이 높아 골다공증에 좋다. 또한 비타민C가 풍부하고, 수분 함량이 수박보다 높아 피부가 건조하거나, 평소 수분 섭취가 부족한 사람에게 피부 건강에 도움이 된다. 열을 내리고 부종을 제거하며, 해독하는 효능도 있다. 특히 돌나물은 피를 맑게 하여 간질환에 효과가 있고, 초봄의 것일수록 칼슘과 비타민이 풍부하다. 한방에서는 간염이 있거나 폐가 좋지 않은 사람에게 돌나물 생즙을 특효약으로 쓴다고 한다.

 

산에서 내려오실 할매들과 점심을 먹기 위해 돌나물 밥상을 차렸다. 돌나물 초무침에 찹쌀 풀을 넣고 물김치를 담갔다. 부추 무침을 하고 머위는 쌈 싸먹으려고 살짝 데쳤다. 그런데 점심 먹을 때 한참이나 지났는데도 산나물 뜯으러간 할매들이 내려오시질 않으신다. 방아골 내려오는 길에 시선이 고정된다. 시간이 지나자 집에서 기다릴 수만 없어 산으로 올라간다. 얼마나 많이 꺾으셨는지 힘들어서 밤나무 그늘 아래서 쉬고 계신다. 손만 씻으시라고 하고는 모두 밥상에 둘러앉았다. "언제 돌나물 물김치를 담갔네" 하신다. 목이 마르신지 돌나물 물김치에 숟가락이 먼저 간다. 연해서 맛이 좋다고 하신다. 돌나물로 차린 소박한 밥상에 우리 할매들 얼굴에 웃음이 오고간다. "할매, 고생 많으셨네요. 건강하세요."

 

[만드는 방법]

 

△ 재료 = 돌나물, 찹쌀풀, 소금, 대파, 고추가루, 통깨

 

① 돌나물을 깨끗하게 씻는다.

 

② 찹쌀풀을 알맞은 농도로 쑨다.

 

③ 대파는 반으로 잘라 5cm 간격으로 썬다.

 

④ 찬물에 찹쌀풀을 물김치 담을 만큼 양념을 만든다.

 

⑤ 고추가루는 헝겁에 싸서 조물조물 고추물을 뺀 뒤 양념을 섞는다.

 

⑥ 양념에 돌나물을 넣고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하늘모퉁이'발효식품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