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작 〈MB의 추억〉 올린 김재환 감독 "MB 정권 5년 정산하고, 다음에 더 나은 선택하자"

"경제대통령 이미지 모두 받아들이면 MB는 메시아 미디어 유포 이미지 합리적으로 보자는 화두 던져"

▲ 김재환 감독
지난 29일 오후 8시30분 전주 메가박스 4관에서 첫 선을 보인 김재환 감독의 〈MB의 추억〉. 12월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격변기인 데다, '가짜' 맛집 프로그램을 고발한 전작 〈트루맛 쇼〉로 화제를 불러일으킨 터라 이번 상영작에 관한 관심은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이번 'JIFF, 줌 인'에서는 입석까지 꽉 메운 화제작을 만나봤다. 〈MB의 추억〉은 2012년 유권자의 관점에서 2007년 후보시절의 MB를 바라보기, MB의 관점에서 당시의 유권자를 바라보기를 시도했다. 영화는 시종일관 '가카'가 "서민을 위한 경제를 살리겠다"면서 내건 '747 공약'(7% 경제성장률·4% 소비자물가 상승률·세계 7대 경제대국 달성)을 외치는 영상이 이어진다. 뒤이어 이것이 '공약'(空約)임을 보여주는 촛불 집회, 반값 등록금 투쟁 등에 관한 영상이 나오면서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찬조 출연' 혹은 '우정 출연'으로 당시 대권 주자로 나왔던 정동영 민주당 상임고문과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를 비롯해 MB의 지지자였던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전여옥 전 국회의원 등의 '말말말'을 살펴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

 

관객과의 대화(GV)에 나선 김재환 감독은 선대인 선대인경제전략연구소 소장(세금혁명당 대표), 맹수진 전주영화제 프로그래머와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객석에선 영화 제작 배경부터 행복한 세상에 대한 기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질문이 쏟아졌다.

 

김 감독은 "(이 영화가 한쪽으로 기울어진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MB 정권의 지난 5년을 제대로 정산하고, 다음에 더 나은 선택을 취지에서 찍었다"고 설명했다.

 

"미디어가 유포하는 이미지(서민을 위한 '경제 대통령')를 그대로 다 받아들이면, MB는 거의 메시아 급입니다. 여기엔 물론 99%냐, 1%를 위한 경제냐는 핵심 정보가 빠졌죠. 그만큼 여론이 유포하는 이미지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봤습니다. 미디어가 유포하는 이미지를 이제 합리적인 의심의 눈으로 바라보자는 화두를 던지고 싶었습니다."

 

선 소장 역시 "〈MB의 추억〉 중 'MB'는 '무한비리','멘탈붕괴'의 줄임말"이라면서 "'747 공약'은 '칠 수 있는 사기는 다 한다'는 말의 줄임말"이라고 했다. 이어 "4대강 사업 투입 예산인 22조원은 14년 간 국·공립대 등록금을 무상으로 할 수 있는 금액"이라면서 "그 예산의 이자 수입(1조 1000억)만 갖고도 무상 등록금 20%는 달성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그렇다면 김 감독은 이 영화가 과연 상영이 가능할 것이라고 봤을까. 그는 "몇몇 다른 배급사에서 연락이 왔으나, 말리고 싶다"면서 "(투표해서 세상을 더 좋게 만들자는 취지로) 선거관리위원회가 배급을 맡아 줬으면 좋겠다"고 재치있게 답변했다. 또한 "'〈트루맛 쇼〉가 (맛집 프로그램 제작자는) 속이지 말고, (시청자도) 속지도 말자'는 메시지를 던졌다면, 〈MB의 추억〉은 (정치인이) 속이더라도 (유권자는) 속지 말자'는 이야기를 던지고 싶다"면서 "다음 대선에서 〈근혜의 추억〉이 될 지 〈철수의 추억〉이 될지 모르지만, 국민들에게 사기 치면 정산 당한다. 또 출연 당한다는 경고를 분명히 던지고 싶다"고 했다.

 

방송인 김제동씨의 '정치가 젊음에 군림하지 않도록, 젊음이 정치를 군림하도록 해야 한다'는 말을 인용한 김 감독은 쏟아지는 박수를 뒤로 하며 12월 투표 독려를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