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멀다 하고 포털 사이트 검색 순위를 차지하는 것이 '○○○녀'다. 가장 최근에는 모 프로그램에 출현한 '란제리녀'가 관심을 끌었고 그 전에는 '압구정가슴녀' '홍대글레몬녀'같은 검색어가 상위에 랭크됐었다.
'○○○녀'가 아니더라도 우리 주위에는 벗은 사람(?)이 지천이다. 연예인들의 무대의상은 노출 수위가 높아졌고 패션이란 이름으로 노출을 즐기는 사람들도 늘었다. 또한 여름이 되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더 많은 노출을 접해야만 한다. 우리 사회가 이 정도까지 노출에 관대해진 것은 얼마 되지 않은 일인데도 말이다.
현대 노출 패션의 시초는 가수 윤복희라고 할 수 있다. 1967년 그녀가 미니스커트를 입고 나타나면서 우리나라는 일대 파란에 빠졌던 것. 보수적이던 사회는 그녀를 비난했고 경찰의 미니스커트 단속도 시작됐다. 1969년에는 무릎 위로 30cm 올라간 미니스커트를 입은 여성은 25일 구류 처분을 받을 정도로 '사회적 반대' 반대가 대단했다. 그러나 이런 억압에도 미니스커트는 젊은 여성들에게 엄청난 인기를 끌었고 시대의 패션 아이템으로 발전했다.
시간이 흘러 노출패션이 다시 대두된 것은 2000년대 초반이다. 속옷, 특히 브래지어 끈이 겉으로 드러나는 것이 용인되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속옷을 겉옷처럼 입는 '란제리룩'이 등장했다. 2004년 드라마 '풀하우스'에 출현했던 배우 한은정은 란제리룩을 이용해 의상을 코디해 대중에게 어필하기도 했다.
이제 노출은 더 대범해 졌다. 처음은 일명 '배꼽티'가 불리는 옷을 이용해 탄탄해 몸매를 드러내는 것이 섹시하다는 인식이었지만 이는 가슴으로, 다리로 그 범위가 점점 넓어졌다. 시대와 장소에 따라 그 기준과 형태는 다르지만 연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
재미있는 것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양인들은 하반신 노출에 관대한 반면 서양인들은 상반신 노출에 관대하다는 것이다. 사회의 관습적인 영향도 있겠지만 상대적으로 서양인들의 가슴이 더 풍만하기 때문에 그렇다는 설이 우세하다. 물론 이러한 현상도 현대 의학 기술의 발달과 식습관 등의 변화로 변화하는 추세다.
'하의실종'으로 다리를 드러내는 것은 물론이고 가슴을 강조한 패션까지 놀랍도록 대담한 모습이다.
대중의 노출패션이 빠르게 변화할 수 있었던 것은 연예인들의 영향이 무엇보다 크겠다. 눈길을 끌고 사랑받아야 하는 그들의 입장에서 노출은 가장 빠른 반응을 얻을 수 있는 길이 었을 것.
올해 '전주국제영화제'만해도 개막식 기사를 찾아보면 여자 배우들의 옷차림이 '파격노출' '반전몸매'같은 말과 함께 기사화 된 것이 대부분이다. 무작정 손가락질할 수는 없는 것은 이들의 노출패션에 또 관심을 갖는 것이 우리이기 때문일 것이다.
다른 사람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벗는 노출패션은 분명 문제가 있다. 그러나 제대로 이용만 한다면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들에게도 섹시함을 드러낼 수 있는 패션의 한 장르. 자기표현의 방법이 될 수도 있고 더운 여름을 제대로 날 수 있는 길이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