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건설업체 회생 없인 성장 어렵다

홍성춘 대한건설협회 전라북도회 사무처장

 

금년에도 체감경기가 여전히 좋지 않다는 얘기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정부가 발표하는 경기지표는 그리 나쁘지 않은데 서민들의 실생활체감경기는 여전히 나아지는 기미를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건설업취업 유발계수는 10억원 기준 10.3명으로 전체 산업평균 8.4명보다 높고, 제조업 3.0명보다는 3배 이상 높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2010년 통계청 발표의 전북지역GDP 건설업생산비중은 전국평균 5.3%보다 높은 7.5%를 차지하고 있어 건설산업이 전라북도 지역경제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현재 건설시장은 정부의 SOC긴축예산과 글로벌 재정위기 여파로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어렵사리 1건 수주해 공사실행 계획을 짜보면 수주금액에 근접하거나 높은 경우가 적지 않아 '기쁨은 하루, 걱정은 공사가 끝날 때까지'라는 웃지 못할 일들이 종종 일어나고 있다.

 

예산절감 차원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원가심사제도와 현장여건과 동떨어진 품적용 등을 간과할 수 없다고 본다. 또 발주관서 사정으로 공사가 중단되거나 연장되는 경우에도 현장유지에 필요한 간접비용을 업체에게 전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적정공사비 지급에 대한 인식부족과 저가로 인한 공사비부족은 시공품질 저하와 건설인력숙련공 부족사태, 일자리감소 등 연쇄반응을 일으켜 건설업계의 동반부실은 물론 건설산업 전반에 대한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전북도와 일선지자체에서 건설산업의 어려운 상황을 인식해 지역건설산업활성화위원회와 지역업체 수주율 제고를 위한 수주지원단 등을 구성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고 있다.

 

또한, 금년 3월부터 그동안 70억원 이상공사에 적용하던 실적공사비를 100억원 이상으로 상향한 것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국토해양부에서도 건설산업의 공생발전을 위해 원·하도급 등 관련 주체에게 공정한 몫을 분배할 수 있는 '적정 공사비 확보방안'을 제5차 건설산업 공생발전위원회에서 마련했다는 것이다. 주된 내용은 공사 원가산정시 기준이 되는 실적공사비와 표준품셈을 실제투입비용이 반영 될 수 있도록 조정해 금년 하반기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또한 예산부족 등으로 공사가 연장되는 경우 간접비가 조정될 수 있는 방안과 발주기관에서 명확한 기준에 따라 공사금액을 합리적으로 산정·조정하는 방안을 협의해나가기로 한 것이다. 아울러, 조달청에서도 공사 발주시 나라장터에 공사금액 조정내역을 발주금액과 함께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정부조치가 시기적으로 다소 늦은 감은 있으나 지방중소건설업계의 어려움을 정부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의미를 부여하고자 한다. 한편으로는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지방중소건설업계가 직면하고 있는 절박한 문제점을 깊이 인식해 발주되고 있는 공사원가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열린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

 

앞에서 언급한 여러 문제를 극복하고 진정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건설산업이 국민복지를 위한 중요한 기간산업이라는 인식전환과, 지역건설산업의 회생 없이는 지역경제성장도 한계가 있다는 의식변화가필요하다. 결론적으로 '발주관서는 제값주고, 공사를 시행하는 업계는 제대로 공사하는' 풍토조성을 주문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