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KBO 행태에 속 터지는 것은 10구단 유치에 나선 전북과 수원이다. 가타부타 결론을 내려야 자치단체도 행정력을 허비하지 않을텐데 엉거주춤한 상태로 KBO 처분만 바라보는 형국이다. 이러한 상태가 지속되면 실망감에 빠진 시민들의 추진 열기도 시들고 연고 기업유치에도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창단 의지가 있을 때 추진해야지 자꾸 늦춰지다 보면 기업의 상황과 여건이 바뀔 수 있고 그럴 경우 기업이 발을 뺄 가능성도 높다.
사실 10구단 문제가 겉돌고 있는 것은 기존 구단의 탐욕 때문이다. 커지는 프로야구 시장의 파이를 9구단에 이어 10구단에 까지 나눠주기는 싫다는 심산이다. 그래서 제9구단 NC 다이노스 창단 때도 일부 구단이 반대했었고 이번 10구단 문제도 형식적인 논의만 하고 결정은 뒤로 미룬 연유이다. 하지만 당초 NC 다이노스의 내년 1군 진입을 반대했던 구단들은 "기형적인 홀수구단 체제로는 안된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그런데 이번에는 홀수구단 체제로 그냥 가겠다는 입장이다. 논리도 명분도 없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
각 구단의 야구감독들도 홀수구단 체제에 껄그러운 입장이다. 홀수 팀으로 리그를 운영하면 8팀이 4경기를 하고 나머지 한 팀은 쉬어야 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경기나 팀 운영에 파행이 예상되고 흥행에도 문제가 될 수 있다. 프로 야구인들도 야구 저변 확대를 위해 10구단 체제가 꼭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미국은 내셔널과 아메리칸 양대 리그에 30개팀이, 일본은 센트럴과 퍼시픽 리그에 12개팀, 쿠바와 멕시코는 16개팀, 캐나다는 10개 팀이 활약하고 있다. 우리 프로야구 관중이 지난 2007년 410만명에서 올해 800만명을 목표로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한국 야구의 발전을 위해선 국민들 여망에 더 이상 찬물을 끼얹어서는 안된다.